네슬레, 폴 불케 회장 조기 사임…파블로 이슬라 전 인디텍스 CEO가 10월 1일 후임

[네슬레 회장 교체 속보]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Nestlé SA)10월 1일부로 스위스 본사의 수장 교체를 단행한다. 12년 이상 그룹을 이끌어온 폴 불케(Paul Bulcke) 회장이 물러나고, 파블로 이슬라(Pablo Isla) 전 인디텍스(Inditex) 최고경영자가 후임 의장에 오른다. 이번 결정은 경영진 교체가 잇따라 발생한 전례 없는 혼란 속에서 6개월 앞당겨진 일정이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불케 회장은 명예회장(honorary chairman)으로 자리만 옮기고, 신임 의장과 함께 지난 8월 선임된 필리프 나브라틸(Philipp Navratil) CEO 체제로 전권을 이양한다.

이번 조치는 네슬레가 최근 몇 년간 겪은 매출 성장 정체·부채 증가·주가 급락(2022년 이후 40% 하락) 등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한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2주 전, 전임 CEO 로랑 프렉세(Laurent Freixe)가 부하 직원과의 사내 연인 관계가 드러나 전격 해임되면서, 불케 회장의 거취에도 의문이 제기돼 왔다.

주목

“지금이야말로 내가 물러나 세대 교체를 가속할 적기다. 새로운 리더십은 기업에 신선한 관점(fresh perspective)을 불어넣을 것이다.” — 폴 불케 회장


핵심 세부 내용

인수인계 일정: 당초 2026년 4월로 예정됐으나 2025년 10월 1일로 6개월 앞당김
신임 의장 파블로 이슬라: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모회사 인디텍스에서 2005~2022년 동안 CEO·회장직 수행
새로운 CEO 필리프 나브라틸: 올 8월 식음료 부문 총괄에서 승진

투자자들은 이슬라가 인디텍스에서 보여준 공급망 최적화·현금 흐름 개선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네슬레가 포트폴리오 슬림화원가 절감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한다.

부채는 최근 3년간 300억 스위스프랑을 넘어 경쟁사 유니레버(Unilever)보다 높다. 주주들은 자산 매각·사업 구조 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주목

지난 6월 정기주총에서 불케 회장은 84.8% 지지를 받아 연임했지만, 2017년 9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스위스 기업지배구조 관행상 의장 선거에서 90% 이상 득표가 일반적이란 점을 고려하면, 불케 체제에 대한 신뢰는 이미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였다.


개념 설명

인디텍스(Inditex): 스페인 갈리시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의류 리테일러. 주력 브랜드 ‛자라(Zara)’로 알려져 있으며, 신속한 트렌드 반영수직적 공급망 운영 모델로 유명하다.
베베(Vevey): 네슬레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 프리부르 주의 호반 도시. 1867년 창립 이후 본사 소재지를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

따라서 CHF 기반의 현지 비용 구조와, 유럽·미주·아시아 지역별 환율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거버넌스 시사점

전문가들은 최근 잇단 스캔들로 노출된 내부 통제·윤리 경영 리스크가 세계 식품업계 선두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슬라 의장 체제에서 감사·위험관리 위원회 강화, 사내 컴플라이언스 교육, 이사회 다양성 확대 등이 추진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지속가능투자(ESG) 관점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 영향: 주가가 2022년 대비 40% 하락한 상태에서, 경영진 전면 교체 뉴스는 단기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적 성장 회복부채 축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사업부 분할·자사주 매입·원가 혁신 등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있다. 네슬레도 유휴 자산 매각과 핵심 브랜드 집중 전략을 통해 EBITDA 마진을 2027년까지 18%대로 끌어올리는 청사진이 요구된다.” — 스위스 취리히 소재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


결론 및 전망

네슬레는 150년 역사에서 드문 지배구조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사진 개편외부 경영자 수혈을 통해 위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파블로 이슬라의 합류로 패션 업계에서 검증된 민첩한 경영방식이 식품산업에 접목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12~18개월간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 △고마진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공급망 디지털화 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