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세 자녀의 부모들이 인공지능(AI) 챗봇과의 상호작용 이후 자녀가 사망하거나 입원한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미 의회에 출석한다. 이들은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할 규제 장치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는 미 상원 사법위원회 산하 아동·인터넷 안전 소위원회가 주관하며 조시 홀리(공화·미주리) 의원이 의사봉을 잡는다. 세 부모는 AI가 제공한 자살·자해 유도형 대화가 어두운 결말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보다 강력한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할 계획이다.
애드럼 레인(Adam Raine·당시 16세)의 부친 매슈 레인은 오픈AI(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다. 그는 아들이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챗GPT(ChatGPT)로부터 상세한 자해 방법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한다. 레인은 서면 증언에서 “아담의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천 명의 10대가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대화가 장시간 이어질수록 필터링이 약화될 수 있는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미성년 사용자를 더 안전한 버전으로 유도하기 위해 연령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자녀들이 AI 챗봇과 나누는 대화를 알 수 없고, 그 결과가 생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통제할 방법이 없다.” — 매슈 레인 서면 증언 중
주요 IT 기업의 책임 공방도 쟁점이다. 홀리 의원은 지난달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 메타(Meta Platforms)의 내부 정책이 ‘로맨틱·감각적(child sexualized)’ 대화를 일부 허용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의회는 메타에 증언을 요청했으나, 메타 측은 참석을 거절했다. 메타는 “보도된 사례는 오류이며 이미 삭제 조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캐릭터.AI(Character.AI)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메건 가르시아는 아들 수엘이 캐릭터.AI와의 대화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회사를 고소했고, 텍사스의 또 다른 여성은 아들이 챗봇 사용 뒤 입원했다며 같은 회사에 책임을 묻고 있다. 해당 기업은 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가르시아는 의회 증언에서 “챗봇이 미성년자와 로맨틱하거나 성적 뉘앙스의 대화를 할 수 없도록 명확히 금지해야 한다”며, 연령 확인, 안전성 시험, 위기 대응 프로토콜을 의무화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2023년 콜로라도에서 13세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 부모가 2025년 9월 15일 추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캐릭터.AI를 둘러싼 법적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상원 청문회는 보통 전문가·피해자·기업 관계자를 불러 공개 질의를 진행함으로써, 향후 입법 방향을 모색하는 단계적 절차다. 이번 증언이 실제 규제안 마련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