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나, 1억 달러 신용 한도 확보 소식에 주가 7.5% 급등

미국 나스닥 상장사 솔루나 홀딩스(Soluna Holdings Inc., 티커: SLNH)의 주가가 17일(현지시간) 장중 7.5% 급등했다. 회사가 친환경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credit facility)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직후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솔루나는 Generate Capital, PBC와 체결한 이번 금융 계약을 통해 먼저 1,260만 달러를 인출해 기존 프로젝트 재융자와 건설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이어 지연인출(delayed draw) 방식으로 2,290만 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위해 6,450만 달러 규모의 추가 한도(일명 ‘어코디언(accordion) 옵션’1)가 열려 있다.

솔루나는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설계·건설해 한계 전력(curtailed renewable energy)—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시적으로 남을 때 버려지는 전력—를 고성능 컴퓨팅 파워로 전환한다. 그렇게 생산된 전력은 비트코인 채굴인공지능(AI) 워크로드에 활용된다. 회사는 이번 자금으로 ▲텍사스 ‘도로시 2(Dorothy 2)’ 프로젝트 ▲‘카티 1(Project Kati 1)’ 데이터센터 건설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주목

금융 구조 및 주요 조건 설명

이번 계약은 제한적 소구(limited recourse) 구조로 이뤄졌다. 다시 말해, 차입에 대한 책임은 특정 프로젝트 자산으로 한정되며 모(母)회사 보증이 필요 없다. 아울러 Generate Capital은 보상으로 솔루나 보통주 400만 주를 매수할 수 있는 워런트(warrants)2와 이사회 옵저버(observer) 자격을 받았다.

“이번 거래는 솔루나의 성장 가속 장치를 마련해 준다. 우리는 기존 프로젝트만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버려지는 재생에너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것이다.”
— 존 벨리제어(John Belizaire) 솔루나 CEO

회사는 2025년 초에도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스프링 레인 캐피탈(Spring Lane Capital), 그리고 공모(IPO) 등을 통해 3,000만 달러 이상을 유치한 바 있다. 최근에는 ▲150MW ‘글래디스(Gladys)’100MW ‘페이(Fei)’ 프로젝트를 추가하면서 총 1GW(기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 기반 컴퓨팅 용량을 확보했다.


전문가 시각: ‘그린 컴퓨팅’ 시장 확대

시장 전문가들은 솔루나가 ‘그린 컴퓨팅 인프라 스트럭처’라는 틈새 시장을 선점했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쓰는 전력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수급 불균형 문제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솔루나는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원을 확보해 전력비를 낮추고, 규제 당국과 지역사회로부터 환경적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어코디언’ 신용 구조프로젝트 단계별로 필요 자금을 유연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자금은 리스크가 낮아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이후 성과에 따라 추가 차입 한도가 자동으로 ‘펼쳐지는’(accordion) 구조여서 운전자본 효율이 높아진다.

주목

또한 워런트는 투자자가 향후 주가 상승 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는 차입 비용을 낮추면서 투자자에게는 상승 여력을 공유하는 윈-윈 구조를 제공한다.


용어 풀이3

1) 어코디언(accordion) 옵션: 금융 계약에서 추가 차입 한도를 필요 시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조항. 실제 필요 자금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활용되는 유연한 구조다.

2) 워런트(warrant): 일정 기간 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옵션과 유사하지만, 발행 주체가 회사이며 신주가 발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3) 한계 전력(curtailed renewable energy): 전력망 수용 한계 또는 수요 부족으로 인해 발전은 가능하지만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친환경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이 전력을 활용해 전력 비용을 낮추고, 전력망 균형에도 기여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솔루나는 비트코인 채굴 의존도를 낮추고 AI 워크로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에 따른 매출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각국 정부·기업이 탈(脫)탄소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투자 매력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공급 제약·전력망 인프라·규제 리스크 등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프로젝트가 집중된 텍사스 지역은 에너지 가격·기후변화·정책 환경에 따라 전력 공급 안정성이 변동될 수 있다. 따라서 솔루나가 지속적으로 다각적인 조달처 확보와 지역 분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1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는 솔루나가 향후 몇 년간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는 “AI와 블록체인이 교차점에서 만나는 ‘에너지·데이터 융합’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솔루나 같은 선두업체가 구축해 놓은 첫 번째 파이프라인이 장기적으로 막대한 진입 장벽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