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간)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 이하 ‘연준 이사회’) 이사로 임명하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기자단과 만나 해당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인준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지금 막 임명 서류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준 독립성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연준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경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위해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1
연준 이사회가 무엇인가?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 체계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7명의 이사(Governors)가 대통령 지명·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임명되며, 통화정책·감독정책·금융안정 정책 등을 수립한다. 흔히 ‘이사회(Board)’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혼용되지만, FOMC는 이사회 구성원 7명에 5개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더해져 구성되는 별도 기구다. 따라서 이사회 이사 임명은 미국 통화정책 결정 라인업을 재편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번에 임명된 미란은 그동안 백악관 경제보좌관으로 재무·재정 관련 자문을 맡아 왔다. 상원은 지난주 말 미란의 지명을 표결에 부쳐 찬성 63표 대 반대 37표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란은 즉시 14년 임기의 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되며, 임기는 퇴임·사임 또는 후임 임명 전까지 계속된다.
미국 헌법상 주요 행정부 인사는 ‘상원 인준(advice & consent)’이 필요하다.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는 후보자의 경제관·통화 정책 철학·윤리 문제 등이 다각도로 검증된다. 상원 금융위원회 표결을 통과해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며, 단순 과반(51표) 이상이면 임명된다.
전문가 시각에서는 이번 인선이 연준 정책 방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의사결정 구조에 자신들의 철학을 일정 부분 반영하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렸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만큼, 독립성 발언은 ‘정치적 간섭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 독립성(independence)은 의회·행정부로부터의 정책 자율성을 의미한다. 시장 신뢰를 위해서는 통화당국이 정치주기에 따라 정책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반면 대통령은 경제지표 둔화 시 통화완화를 촉구하는 경향이 있어, 독립성과 성장압력 간 긴장이 반복돼 왔다.
이번 임명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통화정책과 정치의 접점을 더욱 주목받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란 이사가 향후 FOMC 회의에서 ‘완화적’ 또는 ‘중립적’ 기조를 선호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스티븐 미란 약력 간략 소개
미란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민간 금융회사에서 채권·금리 전략을 담당했다. 백악관 합류 전에는 Exeter Partners에서 자산운용을 총괄했으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상호작용 분석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별도 성명을 통해 “새 이사를 환영하며, 연준의 책무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연준 이사회는 10월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논의한다. 미란 이사가 첫 회의부터 어떤 표결을 할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 발언 출처: 2025년 9월 16일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사우스론) 즉석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