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미성년자 보호 정책 대폭 손질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OpenAI가 18세 미만 청소년을 위한 전용 ChatGPT 경험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성적·폭력적 콘텐츠를 차단하고,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법 집행기관과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5년 9월 1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미성년 이용자 여부를 자동으로 식별해 연령 적합 버전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회사는 “안전성을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새로운 기술은 강력한 만큼 청소년에게는 각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penAI는 사용자의 연령을 예측하는 기술도 병행 개발 중이다. 나이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나 정보가 불완전할 때에는 기본값으로 18세 미만용 인터페이스를 적용한다. 관건은 정교한 연령 추정 알고리즘을 통해 성인과 청소년을 오인 식별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규제 압력 속 ‘안전성’ 선제 대응
이번 발표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OpenAI·알파벳·메타 등 빅테크를 상대로 AI 챗봇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칠 부정적 영향 조사에 착수한 데 따른 것이다. FTC는 “챗봇이 동반자 역할
을 수행할 때 기업이 어떠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보호 이슈는 이미 소송으로 비화됐다. 지난달 한 가족은 자녀가 자살에 이른 원인으로 ChatGPT를 지목하며 OpenAI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회사는
“민감한 상황에 대한 응답 프로토콜을 정교화하겠다”
며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한 바 있다.
부모 통제 기능 세부 내용
OpenAI는 8월 예고했던 보호자 제어권의 구체적 사양도 공개했다. 이번 달 말 도입될 기능은 다음과 같다.
- 부모 이메일로 자녀 계정 연동
- 야간 등 특정 시간대 차단(blackout hours) 설정
- 음성·이미지·인터넷 브라우징 등 세부 기능 비활성화
- 챗봇 응답 방식 가이드라인 사전 지정
- 급성 위기 상황 발생 시 실시간 알림 수신
회사 측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와 논의 끝에 최선의 가이드로 판단했다”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기술·용어 해설
FTC(Federal Trade Commission)는 미국 소비자 보호 및 공정거래 감시 기관으로, 시장 지배력 남용·개인정보 침해 등 불공정 행위를 감독한다. 최근 AI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조사 권한을 적극 행사하는 추세다.
챗봇(Chatbot)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화형으로 응답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OpenAI의 ‘ChatGPT’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통해 문맥 이해·창작성에서 한층 고도화된 성능을 보여 주목받는다.
연령 예측 알고리즘은 사용자 입력, 디바이스 정보, 행동 패턴 등을 조합해 미성년 여부를 추정하는 기법이다. 얼굴 인식 등 생체정보 수집이 동반될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불가피해 향후 정책 조율이 관건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방안이 규제 리스크 완화와 동시에 글로벌 표준 마련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유럽연합(EU) AI법, 미국 청소년 온라인 안전법안(COSA)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사전적 보호조치를 갖춘 플랫폼이 경쟁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호막 강화가 서비스 사용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복잡한 인증 절차나 과도한 필터링이 창의적 탐구를 제한할 경우, 청소년 사용자 이탈이나 비공식 우회 경로 활성화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OpenAI 내부적으로는 미성년 사용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할지 여부, 연령 오판으로 성인 콘텐츠가 차단되는 false positive 문제 등 기술·윤리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Altman CEO는 “AI의 잠재력이 크지만, 책임감 없는 도입은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한편, OpenAI는 13세 이상을 공식 최소 연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해·자살 충동 등 정신적 위기가 감지될 경우 즉시 전문 상담·기관에 연결하는 프로토콜을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전화·문자 ‘988’로 연결되는 Suicide & Crisis Lifeline이 대표적이다.
이번 조치를 발판으로 OpenAI가 청소년 친화적 AI 플랫폼이라는 시장 이미지를 구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