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이노바텀, SPAC 상장 앞두고 아르헨티나 코누아르와 핵심 부품 공급 MOU 체결

테라 이노바텀(Terra Innovatum)이 자사의 마이크로 모듈식 원자로(MMR) ‘SOLO’ 상업화를 위해 아르헨티나의 원자력 부품·연료 전문 기업 코누아르(Conuar)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SPAC GSR III 애퀴지션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테라 이노바텀이 SOLO 원자로의 냉각 시스템과 핵연료 등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우리는 코누아르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한층 강화함과 동시에 남미 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 알레산드로 페트루치(Alessandro Petruzzi) 테라 이노바텀 CEO

양사는 공급 계약뿐 아니라 남미 지역에 ‘공급망 허브’와 조립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공동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부품 현지 조달과 공동 제조의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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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U의 주요 내용

부품 범위: 냉각 계통(heat exchangers)·핵연료 어셈블리 등 SOLO 상업 생산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품목.
공급 기간: 합의 즉시 시범 공급을 시작해, 대량 양산 단계까지 단계별 확대.
현지화 전략: 아르헨티나 내 조립·시험 시설 구축을 공동 검토.

코누아르는 40년 넘게 아르헨티나 원전의 연료 전량을 공급해 온 업체로, 고준위 핵연료 가공냉각계 설계에 독보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2. 테라 이노바텀과 SOLO 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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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이노바텀은 초소형·모듈식 설계를 통해 ‘컨테이너 2~3개 크기’로 발전소 기능을 구현한 마이크로 모듈식 원자로 SOLO를 개발 중이다. 출력은 수십 메가와트(MW)급으로, 소규모 산업단지·광산·군기지 등 ‘오프그리드(off-grid)’ 환경에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 용어 설명 — 마이크로 모듈식 원자로(MMR): 기존 대형 원전(1,000MW급) 대비 수백~수천 배 작게 설계된 차세대 원자로다.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가동하는 방식으로, 건설 기간과 초기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테라 이노바텀의 조르다노 모리치(Giordano Morichi)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는 “유럽·북미·중동에 이어 남미 공급망까지 확보함으로써 대륙별 위험 분산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3. SPAC 상장 추진 배경

테라 이노바텀은 미국 증시 나스닥에 상장된 특수목적 인수회사(SPAC) GSR III Acquisition Corp.과 합병해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SPAC 합병은 일반 IPO 대비 신속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원천 기술 스타트업이 자주 활용하는 경로다.

※ 용어 설명 — SPAC(스팩): 상장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며,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우수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한 뒤 합병 대상을 자동 상장시키는 구조다.

회사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SOLO의 최초 상업 운전과 글로벌 인증·허가 절차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4. 남미 진출의 전략적 의미

라틴아메리카는 전력 인프라 취약 지역이 많아 소형·분산형 탈탄소 전원 수요가 크다. 아르헨티나ㆍ칠레ㆍ브라질은 이미 원자력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신규 원전 프로젝트 승인 속도가 빠른 편이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는 2030년까지 신규 전력 설비 90GW 이상이 필요하며, 이 중 20% 이상을 저탄소 원전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테라 이노바텀은 이번 MOU를 ‘시장 선점’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5. 전문기자의 시각

전문가 분석*1에 따르면, MMR은 태양광·풍력처럼 간헐성이 없고, 대형 원전 대비 밸런싱 전력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 공공 전력망 보강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수소 생산 등 산업 수요처가 급증하는 추세다.

다만 규제 심사 장기화·부품 국산화가 사업 리스크로 지적된다. 테라 이노바텀이 부품 다변화와 지역별 인증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향후 코누아르와의 협업 성과가 남미 규제기관 승인 속도에 어떤 긍정적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1: 기자가 참고한 ‘국제소형원자로협회(INSR)’ 연례 보고서 2024


6. 향후 일정 및 전망

테라 이노바텀은 2026년 상반기 첫 파일럿 SOLO를 가동한 뒤, 2028년까지 연간 20기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번 MOU가 실제 공급 계약으로 전환될 경우, 회사는 연료 및 냉각계 CAPEX의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결론적으로, SPAC 상장·코누아르 MOU·남미 생산기지 구축이라는 ‘3중 동력’이 맞물리며 테라 이노바텀의 상업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