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스위스연방은행)가 발간한 최신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증시는 이제 단순한 ‘가치주(Value) 투자처’에서 벗어나 실적 모멘텀과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새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UBS 전략가 수타냐 체다(Sutanya Chedda) 팀은 “지난 몇 년간 거시 변수로 인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FTSE 100 지수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며, FTSE 250 역시 4개월간의 회복 국면을 지나 ‘확장(Expansion)’ 단계로 전환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FTSE 250 내 금융업종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팀은 “영국 경제가 아직 ‘험로(potholes)’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UBS의 레짐 맵(regime map)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1. 영국 주식의 실적 모멘텀 우위
UBS는 12개월 선행 실적 모멘텀(earning momentum) 측면에서 영국 기업들의 증가율이 유럽 전체 평균을 상회한다고 지적한다. FTSE 250 기업의 2025년 이익 성장률은 FTSE 100과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2026년에는 보다 광범위한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대형주(Large Caps) 중심의 FTSE 100과 중·소형주(SMID: Small & Mid Caps) 간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다. UBS는 “지금까지는 글로벌 노출도가 높은 대형주가 우위를 보였지만, 국내 경기 회복에 레버리지된 중형주가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2. 밸류에이션(Valuation)과 시장 포지셔닝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영국 주식은 여전히 유럽 대비 저렴하다. 특히 중형주의 할인폭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UBS는 “가격 메리트만으로는 부족하며, 시장은 이제 품질(Quality)·모멘텀(Momentum)·보유 구조(Ownership) 등 다층적인 요소를 확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패시브 자금은 여전히 FTSE 100 등 대형주로 유입되고, SMID에서는 자금이 유출되는 구도가 이어진다. 그러나 UBS는 “포지셔닝이 바뀌면 성과(Performance)가 가속(Acceleration)될 위험·기회가 공존한다”고 바라봤다.
3. UBS가 제시한 3대 투자 테마
“FTSE 250 vs. FTSE 100: Small Cap, Big Upside”*
첫 번째 테마는 ‘FTSE 250 대비 FTSE 100 롱·숏 전략’이다. 보고서는 “FTSE 250은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국내 경기와 연동돼 글로벌 불확실성을 회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QARP: Cheap But Cheerful”†
두 번째 테마는 QARP(Quality At a Reasonable Price)다. UBS는 견고한 재무구조·안정적 마진·투명한 실적 전망을 갖춘 중형주가 완화되는 금융 여건(금리 하락)에 힘입어 재평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Tariff-Free Yield”
마지막 테마는 고배당주 전략이다. UBS는 “무역 분쟁이나 환율 변동에 덜 노출된 순수 국내 배당 종목이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4. 용어 및 지수 설명
FTSE 100은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이며, 에너지·소재 등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다. FTSE 250은 101~350위 기업을 포함해 국내 소비·금융 비중이 큰 ‘중형주 바로미터’로 통한다.
SMID는 Small & Mid Caps의 약자로 시가총액 하위~중위 구간 종목을 총칭한다. 또한 QARP는 ‘적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고품질(High Quality) 종목’을 뜻하는 밸류 + 성장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선호하는 팩터(Factor) 전략 중 하나다.
5. 기자의 시각
UBS의 논리는 ‘밸류·모멘텀·품질’ 삼위일체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와 달리 단순 할인폭 확대로는 투자자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포지셔닝 변화가 실질적인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영란은행(BoE)의 완화적 통화 스탠스와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맞물리면, FTSE 250을 비롯한 중형주의 리레이팅(re-rating)이 본격화될 수 있다.
다만 고령화·생산성 정체·브렉시트 후폭풍 등 구조적 이슈가 잔존한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투자자는 UBS가 제시한 로드맵을 참고하되, 매크로·정책 변수를 모니터링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