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상 불안 속 코코아 가격 1.5주 만에 급등

뉴욕 ICE 12월물 코코아 선물(CCZ25)은 15일(현지 시각) 전일 대비 3.02% 오른 톤(t)당 224달러 상승한 반면,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 선물(CAZ25)도 2.15%(+110파운드) 뛰어올라 1.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전역을 강타한 비·가뭄 혼재 현상이 코코아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에서는 집중 호우로 농부들이 농장에 진입하지 못해 수확·선적이 지연됐고, 가나·나이지리아는 강수 부족으로 코코아 꼬투리(pod)가 시들어 버리는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런던 코코아 선물의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이는 영국 파운드화(GBP/USD)가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파운드 표시 코코아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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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 측 타이트함 지속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미국 항만에 보관 중인 ICE 인증 코코아 재고는 12일 기준 2,092,823포대로, 4.2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고 감소는 실물 인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코코아 원두가 부족함을 보여주며 가격을 지지한다.

아이보리코스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25 마케팅연도(10월 1일~9월 14일) 누적 수출량은 182만 톤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전년 대비 35% 급증세에는 크게 못 미친다. 물량 증가세가 둔화된 점이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지난주 코코아 가격이 1.75개월 저점으로 밀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높은 선물가격과 각국 관세가 초콜릿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실제 Lindt & Sprüngli는 7월 마진 가이던스 하향을 발표했고, Barry Callebaut는 분기 판매량이 9.5% 급감하자 3개월 새 두 번째로 연간 가이던스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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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황 전망 엇갈려… ‘엘니뇨 후속 효과’ 주목

일부 기업들은 올해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지의 열매 개수(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높다고 언급하며 공급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60일간 강수량이 1979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Commodity Weather Group 분석도 동시에 제기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중간 수확기(mid-crop) 품질 악화 역시 가격을 지지한다. Rabobank올해 중간 수확량이 40만 톤(전년 대비 –9%)으로 추정되며, 늦은 우기로 인해 꼬투리 성장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는 2025/26 생산량이 30만5,000톤으로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6월 수출은 1만4,597톤으로 0.9% 증가해 단기 공급에는 일부 숨통이 트였다.


● 수요 부진도 변수

유럽코코아협회(ECA) 2분기 grindings원두 분쇄량은 331,762톤으로 –7.2%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5%)를 하회했다. 아시아 역시 176,644톤으로 16.3% 급감, 8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북미는 101,865톤(–2.8%)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전반적인 전 세계 초콜릿 수요 위축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가나 코코아 위원회는 2025/26 연간 생산량을 65만 톤으로 8.3%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해 공급 확대 가능성이 대두됐다.


● 국제코코아기구(ICCO) 전망

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전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을 49만4,000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60년 만에 최대치다. 같은 기간 생산은 13.1% 감소한 4,380만 톤, 재고/분쇄량 비율(stocks-to-grindings)이 27.0%로 4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2,000톤 흑자 전환과 생산 7.8% 증가(4,840만 톤)를 전망했다. 기상 여건·농가 투자 확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 용어 풀이

Grindings는 코코아 원두를 분쇄해 리큐어·버터·파우더로 만드는 가공량을 의미한다. 이는 실제 초콜릿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되며, 감소는 소비 둔화를 시사한다.

Stocks-to-grindings ratio는 재고를 분쇄량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공급 여유가 적다는 뜻이다. 27%는 1년 동안 분쇄될 물량의 0.27배만 재고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 전망 및 시사점

향후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강수 패턴·해충·통화 가치·소비 심리에 복합적으로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10월부터 본격화될 주요국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 결과가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재고 및 grindings 통계를 면밀히 점검하며, 파생상품(옵션·스프레드) 활용 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