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공룡 텐센트(Tencent Holdings)가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약 10억 달러(약 7.1억 위안) 규모의 ‘딤섬본드(Dim Sum Bond)’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5년물·10년물·30년물 세 가지 만기로 총 세 트랜치(tranche)를 구성해 역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텐센트는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으나,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은 “발행 규모를 미화 기준 10억 달러 수준으로 설정하고 초기 금리 가이던스를 5년물 2.6%, 10년물 3.0%, 30년물 3.6% 전후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딤섬본드란 무엇인가?
딤섬본드는 홍콩 등 중국 본토 밖에서 위안화(CNY)로 발행되는 채권을 지칭한다. 2010년대 초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 속에서 성장해왔으며,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사의 위안화 국제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 발행은 중국 빅테크가 역외 자금시장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요한 신호”라고 홍콩 소재 한 채권 딜러는 평가했다.
딤섬본드는 주로 홍콩,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등에서 유통되며, 달러·유로 채권 대비 투자자풀은 작지만 환헤지 수요와 위안화 금리 전망에 따라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의 최근 자금 운용 및 AI 투자 전략
텐센트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클라우드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2024년 4분기 3,666억 위안을 설비투자(CapEx)에 집행한 데 이어 2025년 1분기에는 2,750억 위안, 2분기에는 1,910억 위안으로 점차 규모를 축소했다.
8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텐센트 경영진은 “AI 사업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수익화(sustainable monetization)를 도모하겠다”며 “스마트하게 지출하겠다(spend smartly)”고 언급했다. 이는 과거 공격적 투자를 조정해 현금흐름 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경쟁사 알리바바의 자금조달 사례와 비교
한편, 최대 경쟁사 알리바바(Alibaba Group)는 최근 무이표 전환사채(Zero-Coupon Convertible Bond)를 통해 32억 달러를 조달했다. 알리바바는 조달 자금 중 약 80%를 데이터센터 확장, 기술 업그레이드, 클라우드 서비스 고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무이표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이 0%인 대신, 일정 조건 충족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투자자에게 주가 상승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낮은 이자 부담으로 발행사가 선호하며, 장래 주가 전망이 긍정적일 때 수요가 높다.
시장 평가 및 전망
이번 텐센트 딤섬본드 발행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위안화 약세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기업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달러 채권 대비 위안화 채권 금리가 낮게 형성된 점도 발행 유인을 키웠다.
특히 30년물 장기 트랜치를 포함시킨 것은 장기 자금 안정성 확보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텐센트가 30년물 프라이싱을 통해 국제 ESG 채권 시장 진출을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빅테크가 해외 채권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딤섬본드 수요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발행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1 = 7.1148 C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