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하락에 S&P500·나스닥 사상 최고…FOMC 회의 앞두고 기술주 주도 랠리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채권 금리 하락을 발판으로 일제히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7% 오른 5,482.1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1% 오른 39,873.21, 나스닥100 지수는 0.84% 상승한 19,934.27에 각각 마감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4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80% 상승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6~17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bp 내린 4.04%를 기록해 주식 매수 심리에 힘을 보탰다.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의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해 산출한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특히 고평가 논란이 잦은 대형 기술주(메가캡)와 반도체 종목이 수혜를 입으며 시장 전반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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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 리스크에도 기술·반도체 강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는 중국이 자사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중국 규제 압박을 받는 엔비디아는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 판정을 받았지만 주가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알파벳(GOOGL)은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한 덕분에 4%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자사 주식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사실이 공시되면서 테슬라(TSLA)도 3% 넘게 뛰었다. 아마존닷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1% 이상 상승하며 지수 고공행진을 거들었다.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6% 급등해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인텔, KLA,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AMD,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 관련주가 1~3%대 강세를 연출했다.

투자 용어 해설*1
E-미니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대형 지수를 소액으로 추종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도 적은 증거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거래량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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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표 둔화·중국 경기 부진이 금리 인하 기대 키워
뉴욕 연은이 발표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8.7로, 예상치 5.0을 크게 밑돌며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지표와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억눌린 흐름을 보여 연내 70bp 추가 인하 전망도 부각됐다.

반면 중국 8월 산업생산(전년 대비 5.2%↑)과 소매판매(3.4%↑)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하며 27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중국 실업률도 5.3%로 6개월 최고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퍼지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어 금리 하락을 심화시켰다.

이번 주 핵심 이벤트는 17일(화)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3%↑ 예상)와 제조업 생산(-0.3%↓ 예상), 18일(수) FOMC 결과, 19일(목)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24만 건 예상)다.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두 번째 25bp 인하 가능성을 80% 반영하고 있다.


■ 채권·해외시장 동향
12월물 미 10년물 T-노트 선물은 6틱 상승했으며, 수익률은 2.8bp 하락한 4.036%로 마감했다. 그러나 주가 랠리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부 제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했다는 정치적 논란이 채권시장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691%로 2.4bp 하락, 영국 길트 10년물도 4.633%로 3.8bp 낮아졌다. 프랑스는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 조정해 재정 건전성 위험을 부각시켰다. ECB 정책위원인 코허와 슈나벨은 “추가 금리 인하보다 고금리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밝혀 완화 기대를 제어했다.

T-노트란?*2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물 국채를 말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며, 수익률 변화가 주식·채권·외환시장의 지표로 활용된다.


■ 개별 종목 이슈
시가총액 상위 7대 기술주(마그니피슨트7) 외에도, 씨게이트테크놀로지(STX)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목표주가 상향(170→215달러)으로 7% 급등해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웨스턴디지털(WDC)도 BoA 목표가 상향(100→123달러)에 4%대 상승했다.

오라클(ORCL)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TikTok 매각 가능성을 시사하며 3% 올랐다. 산업재 섹터에서는 멜리우스리서치가 ‘매수’로 상향한 이튼(ETN)이 2% 넘게 상승했다. 자사주 10억 달러 매입 계획을 발표한 TKO그룹도 1% 이상 올랐다.

반면 코르테바(CTVA)는 씨앗·농약 사업 분할 가능성이 부정적이라는 키뱅크·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이 나오며 5% 급락, S&P500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블더스퍼스트소스(BLDR)는 웨드부시가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자 2%대 하락했다.

이 외에 9월 16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이볼루션페트롤리엄(EPM), 퍼거슨(FERG), 아이스파이어테크놀로지(ISPR), 넥스포인트다이버시파이드리츠(NXDT), US골드(USAU) 등이 있다.


■ 기자 시각 및 전망
FOMC가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에도 파월 의장은 “데이터 의존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가 사상 최고치 △고용시장 완만한 둔화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축 사이에서 연준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은 향후 2~3개월 발표될 물가·고용 데이터가 좌우할 것이다. 미국 소비와 기업 실적이 방어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증시는 9월·10월 변동성을 통과한 뒤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 재점화나 경기 급랭이 확인될 경우 10년물 금리가 4% 아래로 재차 내려가더라도 주가 하방 압력은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은 섹터 간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부동산·유틸리티보다는 현금흐름 견조한 IT·산업재·헬스케어 비중 확대로 방어적·공격적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