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의 미국 제조 투자, 지역 경제에 ‘도미노 효과’ 불러올 것”

애플(Apple)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Tim Cook)이 미국 전역의 제조 기반 확대 계획이 지역 경제를 연쇄적으로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NBC 프로그램 Mad Money에 출연해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향후 4년간 6,000억 달러(약 800조 원)를 투입해 미국 내 79개 공장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025년 9월 15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쿡 CEO는 “우리가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제조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투자가 예정된 곳도 있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지역 사회에도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쿡 CEO는 6,000억 달러 규모 투자에 대해 ‘역대급 약속’이라 표현하며 “애플의 공장 건설은 다른 기업들의 설비 투자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지역 사회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협력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

Tim Cook on CNBC Mad Money


2억5,000만 달러 추가 투자…코닝과의 협력 강화

애플은 최근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 원)를 추가 투입해 켄터키주 코닝(Corning) 공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공장은 앞으로 모든 아이폰과 애플워치용 커버 글라스를 공급할 예정으로, 쿡 CEO는 “사용자가 기기를 손으로 직접 만나는 유리 부분은 제품 경험의 핵심이므로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코닝은 1851년 설립된 미국의 특수유리 전문기업으로, 스마트폰·스마트워치용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를 생산해 왔다. 애플이 장기간 고품질 유리를 의존해 온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주목

한편 애플은 대규모 제조 예산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공급망 확충에 배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만 TSMC,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과 협력해 미국 내 칩 생산 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Tim Cook and Jim Cramer

“대규모 제조 시설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중소기업(SMB)과 대학에도 커리큘럼을 공유해 숙련된 인력을 양성할 것” — 팀 쿡

‘제조 아카데미’(Manufacturing Academy)와 인력 양성

쿡 CEO는 디트로이트에 문을 연 애플 ‘제조 아카데미’를 언급하며, “스마트 제조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와 공유해 중·소규모 협력사도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까지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주 반응과 장기 전략

쿡 CEO는 “6,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주주들로부터 단 한 건의 반대 의견도 받지 않았다”며 “대다수 주주들은 애플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긍정적이라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결정을 내릴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믿어주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노 효과’란? 경제·사회 전반에서 하나의 사건이 연쇄적으로 다른 사건을 촉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애플의 대규모 제조 투자가 인근 지역에 다른 기업의 투자, 인프라 확충, 고용 창출 등을 연쇄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을 가리킨다.

CNBC Mad Money와 짐 크레이머는 미국 개인 투자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투자 정보 프로그램이다.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기업 경영진을 초청해 호흡 빠른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문가 시각

업계 분석가들은 애플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해석한다. 미·중 갈등, 지리적 리스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로 인해 ‘리쇼어링(Reshoring)’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애플은 거대한 자본력을 활용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이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정책·노동·지역경제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크다.

특히 켄터키·미시간·텍사스 등 제조업 기반이 약화됐던 지역에 첨단 공장이 들어서면 고용의 질과 교육 인프라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급격한 임금 상승, 부품 공급 불균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지역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주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

쿡 CEO가 밝힌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는 애플이 향후 수익성뿐 아니라 미국 내 사회적 기여도를 강조하는 비재무적 가치에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투자가 단기 이익률을 희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장기적 브랜드 가치와 공급망 안정성을 우선시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전망

애플은 4년간 진행될 6,000억 달러 프로젝트 구체 로드맵을 단계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광학 부품,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국내 생산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동시에 애플이 구축한 교육 및 인증 체계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미국 제조업 전반이 ‘고부가가치·친환경·고급 인력’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애플의 초대형 투자는 단순히 자사 제품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노동 시장·산업 생태계를 아우르는 장기적 변화를 예고한다. 이번 투자가 실제로 ‘도미노 효과’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