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가 연일 최고치 근처에서 움직이면서, 표면적으로는 “싼” 주식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내재가치와 예상 성장률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시장의 관심을 덜 받는 종목 중에도 저평가된 기회가 존재한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자본 여력이 2,000달러 정도 있는 투자자라면 AI 전용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NASDAQ: SMCI)와 차량호출 플랫폼 업계 2위 리프트(NASDAQ: LYFT)를 주목할 만하다. 두 기업은 단기적 변동성 탓에 주가가 눌려 있지만, 중·장기 성장률과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역풍이 있는 종목에 굳이 돈을 넣어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리스크 대비 보상을 감안하면, 성장성이 입증된 기업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역사적 교훈이다.
1.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이하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2024년 3월 13일 118.81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약 70% 급락했다. 주가 폭락의 주요 요인은 ⓐ 공매도 전문업체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 제기, ⓑ 2024 회계연도(지난해 6월 종료) 10-K 보고서 제출 지연, ⓒ 회계법인 EY(언스트앤영)와의 계약 종료였다.
여기에 미국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4년 12월 말 회사 회계서류를 소환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나스닥 상장폐지(delisting)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상장폐지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거래소가 부적격 기업의 주식 매매를 중단시키는 조치로, 유동성 위축과 급격한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3개월간 슈퍼마이크로 경영진은 ▲신규 외부 감사인 선임, ▲나스닥에 상장 유지 컴플라이언스 플랜 제출, ▲2025년 2월 25일까지 10-K 보고서 제출 약속 등 가시적 조치를 내놨다. 규제 변수 해소 시, PER 11배(2026 회계연도 기준 예상 순이익)라는 저평가 구간이 부각될 전망이다.
실적 전망도 탁월하다. 회사는 2025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57~6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6 회계연도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 공급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4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월가 컨센서스 역시 2025년 EPS 17% 상승, 2026년 추가 54% 상승을 점쳤다.
전문가 진단
“AI 서버 시장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와 함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규제 리스크만 해소되면 슈퍼마이크로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계·법적 이슈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 비중은 포트폴리오 대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 리프트(Lyft)
리프트 주가는 2019년 3월 29일 상장 이후 고점(78.29달러) 대비 80% 넘게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차량호출(라이드헤일링) 수요가 위축됐고, 이후 회복 속도 역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 들어 활성 이용자(Active Riders) 수가 팬데믹 이전 최고치인 2,290만 명을 넘어 2,47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장 견인책으로는 ▲기업 대상 Lyft Pass 확대, ▲멤버십 프로그램 Lyft Pink 재출시, ▲여성·논바이너리 매칭 기능 Women+ Connect, ▲요금 고정 서비스 Price Lock 등이 꼽힌다. 또한 도어대시와의 제휴로 음식 배달 기능을 추가해 플랫폼 범용성을 강화했다.
한편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운전자 인센티브 상향, ▲자율주행 로보택시 파일럿 확대 등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 내부 태블릿과 앱 화면에 광고를 송출하는 Lyft Media를 통해 부가 수익 확보에도 나섰다.
2025년 월가 예측치는 매출 13% 증가, 조정 EPS 14% 증가다. 현 주가 기준 PER 16배로, 동종기업 대비 할인된 수준이다. 서비스 다각화와 비용 구조 개선이 결합되면, 수년 내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전문가 진단
“우버와의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리프트의 지역 집중 전략과 구독형 서비스는 수익성 회복에 유리하다. 자율주행 상용화가 성과를 내면, 중장기 모멘텀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 및 투자 포인트
숏셀러(Short-seller)란 주가 하락에 베팅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이 부정적 리포트를 공개하면 주가 급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
상장폐지(Delisting)는 거래소 규정을 위반했을 때 주식 매매가 정지·폐지되는 절차다. 개인 투자자는 유동성 고갈과 가치평가 불투명성에 유의해야 한다.
PER(Price to Earnings Ratio)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다. 일반적으로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 높을수록 고평가로 해석한다.
기자 시각
두 종목 모두 규제·경쟁 리스크가 상존하지만, 고성장 테마와 저평가 구간이 겹치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가치가 있다. 특히 슈퍼마이크로는 AI 인프라의 필수 하드웨어 공급자로, 리프트는 모빌리티 생태계의 플랫폼 플레이어로서 각각 구조적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2,000달러 규모의 초기 자금을 분산 배분한다면 ▲슈퍼마이크로 1,200달러, ▲리프트 800달러와 같이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에 비례해 투자 비중을 설정하는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모틀리풀 ‘더블다운’ 포트폴리오 과거 수익률(엔비디아·애플·넷플릭스) 수치는 2025년 2월 3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