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서배너】 현지시각 2025년 9월 4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운영하는 배터리 공장을 전격 단속해 475명의 근로자를 체포한 사건이 한·미 관계를 뒤흔들고 있다.
2025년 9월 1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단속 여파가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미국 내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회귀)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인지하고 “피해 최소화” 모드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외국인 근로자도 환영하지만 미국 노동자를 훈련시킨 뒤에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번 단속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보좌관이 주도한 대규모 추방 작전의 일환이다. 그는
“하루 3,000명 체포”
라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해왔으며, 조지아 공장은 미 국토안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속으로 기록됐다.
사태 확산과 외교적 파장
백악관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계는 투자를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은 “당혹스럽다“며 “이번 사건이 향후 투자 의사결정에 부정적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고위 외교관은 지난 주말 서울에서 외교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비자 워킹그룹’ 신설을 제안했다.
비자 제도 설명
현재 미국은 연간 8만5천 건으로 제한된 H-1B 전문직 취업비자 제도를 운영한다. 컴퓨터 추첨(lottery)으로 선발돼 경쟁률이 극심하다. 한국 정부는 별도 쿼터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내 반(反)이민 정서가 변수로 지적된다.
산업계 충격과 투자 계획 수정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 시점을 2026년으로 1년 연기했다. 회사 측은 “시장 상황과 공급망 점검 때문”이라고 했지만, 단속과 무관하다는 해명에도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다른 한국 첨단기업도 미국 내 반도체·배터리 공장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나, 노동허가 및 이민 리스크 재평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쇼어링 전략 설명
‘리쇼어링’이란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설비를 본국 또는 우방국으로 되가져오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은 고용 창출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이를 적극 장려해 왔다. 그러나 과도한 단속은 투자 유치의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시장·법률 전문가 시각
외국인투자협회(FIA) 자문위원은 “법 집행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절차적 투명성이 부족했다”며 “기업들이 Workforce Compliance 비용을 크게 늘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로펌 관계자는 “향후 M&A 실사(due diligence)에서 이민 규정 준수가 핵심 체크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백악관이 예고한 ‘3,000명/일 체포’ 목표와 제조업 유치 정책 간의 충돌 여부
② 한·미 비자 워킹그룹이 별도 쿼터를 도출할 수 있는지
③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 이외 다른 한국 기업 투자 계획 변경 가능성
④ 2026년 美 대선 국면에서 이민 이슈의 정치화 수위
전문적 통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과학법을 통해 보조금·세제 혜택으로 외국 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이민 단속이 잇따르면 인센티브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이민’과 ‘제조업 부흥’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