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용시장 회복 탄력, 영란은행 매파 기조 유지할까

영국 고용시장이 8월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임금 상승률이 시장 기대에 부합한 가운데, 영란은행(BoE)이 당분간 매파(hawkish)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영국의 급여 지급(payrolled) 기준 취업자 수는 –8,000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올여름 미국에서 보고된 두드러진 고용 악화와는 대조적이다.


■ 핵심 지표: 임금과 고용
동월 평균 명목 임금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4.7~4.8%로 집계돼, 시장 컨센서스와 정확히 일치했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경기 둔화를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물가 목표(2%)를 달성하기에도 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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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의 영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스미스는 “이번 데이터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영란은행의 큰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8월 회의 당시 BoE가 고용시장 냉각 신호를 큰 비중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치가 금리 경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고용이 예상 밖으로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 한, 오늘 발표만으로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 제임스 스미스, ING


■ 외환시장 반응
지표 발표 직후 GBP/USD 환율은 달러 대비 스털링 강세로 움직였다. 시장은 “탄탄한 고용과 임금 압박이 BoE의 매파적 입장을 지지한다”고 해석했다.

ING는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근소하게’ 예상하지만, “내일(17일) 발표될 8월 CPI가 변수”라고 밝혔다. 특히 서비스 물가가 컨센서스보다 완만하게 하락하거나, 오히려 깜짝 반등할 경우 BoE가 완화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 인플레이션 전망과 정책 시사점
시장 컨센서스는 8월 서비스 인플레이션 둔화를 점치지만, ING는 “변동성이 적은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물가 상승이 확인된다면 11월 인하 시나리오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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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ING는 연말 GBP/USD 목표치 1.38을 유지한다. 다만 ING는 “이번 주 BoE 회의가 파운드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면 목표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추가 해설: ‘Payrolled Job Losses’와 BoE의 매파·비둘기
영국 통계청(ONS)은 고용 동향을 노무·급여 시스템을 통해 집계한다. 여기서 ‘payrolled job losses’란 각 기업이 HMRC(국세청)에 신고한 급여 지급 기록을 바탕으로 산정한 취업자 감소분이다. 실업률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고용 시장의 단기 변동을 가장 빠르게 포착한다는 장점이 있다.

‘매파(hawkish)’는 중앙은행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긴축에 무게를 둘 때 쓰는 표현이고, 반대로 ‘비둘기파(dovish)’는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 정책을 선호할 때 사용된다.


■ 기자의 시각본 단락은 데이터 해석에 기반한 전문적 의견이다.
8월 고용 지표는 “경기 연착륙”을 시사한다. 다만 4%대 중후반의 임금 상승률은 서비스 물가를 자극해 CPI 하방폭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 영란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 당국의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인플레이션 둔화 폭이 얼마나 가파른지, 그리고 임금 상승이 언제 4% 이하로 내려오느냐가 연말·내년 상반기 통화정책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용어 설명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식음료ㆍ숙박ㆍ여행ㆍ교육ㆍ의료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발생하는 물가 상승을 말한다. 원자재·에너지 가격보다 임금과 수요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임금 동향은 영란은행이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지표 중 하나다.

Bank of England Image

결론적으로, 8월 영국 고용시장은 건실했고 임금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내일 발표될 CPI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9월 BoE 회의는 기존 매파적 스탠스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