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레알 강세에 설탕 선물 쇼트커버링…국제 가격 1%대 상승

국제 설탕 시장 동향

미국 뉴욕 ICE 3월물 원당(#11) 선물이 1.09% 상승하며 파운드(lb)당 +0.24센트 오른 22.30센트(가정치)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12월물 백설탕(#5)은 +7.90달러(+1.42%) 오른 565.50달러(톤당 기준)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6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통화인 레알(BRL)이 미국 달러화 대비 2주 반 만의 최고치로 반등하면서,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의 대규모 쇼트 커버링이 촉발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반적으로 레알이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생산자들이 수출 물량을 서두르지 않아 국제 설탕 가격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설탕 가격은 약세였다. 뉴욕 원당은 월요일에 2주 내 최저가, 런던 백설탕은 수요일에 1개월 반 내 최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에 ‘단비’로 평가되는 비가 예보되면서 ‘가뭄 장기화’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 민간 기상업체 Climatempo는 당분간 중남부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목

펀드 포지션과 수급 변수

런던 설탕 시장에서 투자펀드(net-long) 포지션이 과도하게 높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10월 29일 기준,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는 펀드 순매수 잔량이 전주 대비 453계약 늘어난 42,804계약으로, 2011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열된 롱 포지션은 가격 하락 시 급격한 청산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브라질 설탕 산업협회 유니카(UNICA)가 10월 25일 발표한 자료는 다소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10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44만3,000톤을 기록했고, 2024/25 누적 생산량도 3,559만1,000톤으로 1.9% 늘었다. 이에 더해 인도 설탕제조협회(ISMA)가 정부에 ‘2백만 톤 즉시 수출 허용’을 요청하며 공급 증가 가능성이 대두됐다.


기상 리스크 및 작황 전망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대형 화재가 최소 2,000건 발생해, 8만 헥타르에 달하는 사탕수수밭이 피해를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그린풀(Green Pool)은 이로 인해 최대 500만 톤의 사탕수수가 손실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브라질 농업공사 코납(Conab)은 8월 22일 중남부 설탕 생산 전망치를 4,270만 톤에서 4,200만 톤으로 하향했다. 금융기관 라보뱅크(Rabobank) 역시 9월 20일 전망치를 4,030만 톤에서 3,930만 톤으로, 컨설팅사 Datagro는 10월 말 3,930만 톤에서 3,870만 톤으로 각각 낮췄다.

설탕 선물 차트

주목

반면 인도의 몬순(6~9월) 강수량은 934.8㎜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평균치(868.6㎜) 대비 7.6% 많았다. 업계는 이를 근거로 2024/25 시즌 인도 설탕 생산이 ‘풍년’에 가까울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나, 11월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는 정책 변경 여부가 주목된다.


정책·제도 변화

인도 식품부는 8월 30일 2024/25 회계연도에 한해 설탕 대신 에탄올(Ethanol) 생산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설탕 재고 확보를 위한 조치였던 기존 제한을 일부 완화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인도가 에탄올 확대 정책을 유지할 경우, 국제 설탕 공급이 지속적으로 타이트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30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공급이 358만 톤 적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3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 세계 설탕 생산이 1.4% 증가한 1억8,602만4,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최종 재고는 1,333만9,000톤으로 13년 만의 최저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설: 쇼트커버링이란 무엇인가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은 선물을 공매도한 투자자가 급격한 가격 상승에 직면해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되사며 청산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량의 쇼트커버링은 시장 유동성을 단기간에 축소시켜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간주된다.

또한 Commitment of Traders 보고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발표하는 데이터로, 거래 주체별(상업·비상업·스프레드) 포지션 현황을 보여준다. 펀드 순매수 잔량이 지나치게 높으면 매도 전환 시 가격 급락을 촉발할 수 있어, 투자자와 트레이더 모두 주의 깊게 모니터링한다.


전문가 시각

“브라질 레알 강세가 단기적인 쇼트커버링을 유발했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전망과 정책 변수가 상존한다. 특히 기상 리스크가 수시로 부각되는 가운데, 기관별 생산 전망치가 자주 하향 조정되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투자자 관점에서 환율·기상·정책이라는 세 가지 축을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브라질 헤알화 방향성은 생산자 매도·보유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도와 태국의 정부 정책은 수출량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여기에 엘니뇨·라니냐 등 장기 기후 사이클이 더해지면 설탕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에서 인용된 가격·통계 및 전망치는 기사 작성 시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며, 투자 조언이 아니니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