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시장이 16일 아침 혼조세 속에서 소폭 상승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니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0.05% 오른 27,750.60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중 고점은 27,965.94, 저점은 27,662.28로 기록됐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가 테크주 주도로 상승 마감을 기록한 분위기가 아시아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그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해 투자심리는 신중한 상태다.
니케이225는 전일에도 소폭 상승 마감했으나, 27,800엔의 심리적 저항선을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과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운영사)이 약 2% 상승하며 지수를 지지하는 가운데, 혼다는 0.4% 하락, 도요타는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주 섹터에서는 어드반테스트가 0.2% 오르고 스크린홀딩스가 1% 가까이 상승했다. 도쿄일렉트론도 0.4%의 강보합을 나타냈다. 반면 은행주는 약세다. 미쓰비시UFJ·미즈호 파이낸셜이 각각 1.5% 밀리고,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도 1% 내리고 있다.
수출 대형주 중에서는 파나소닉이 2% 가까이 뛰었고 캐논과 소니는 0.3~0.4% 상승했다. 미쓰비시전기는 1% 하락세다. 그 밖에 라쿠텐그룹이 5% 넘게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가와사키 기센과 다이이치생명홀딩스는 각각 5% 가까이 하락했고, T&D홀딩스는 4% 넘게 떨어졌다. 스미토모파마, 리코, 미쓰이OSK라인, 시즈오카은행, 도쿄해상, 아스텔라스파마, MS&AD보험 등도 3% 안팎 약세를 기록했다.
경제 지표도 투자심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월 가계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25만7,887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2.7% 증가)를 밑돌 뿐 아니라 전월(6.9% 증가) 대비 둔화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2.8% 감소해 컨센서스(-1.5%)를 하회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만712엔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같은 날 지분은행이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월 49.4로, 2월 44.2에서 상승했으나 여전히 경기 확장·수축의 경계선인 50을 밑돌았다. 다만 제조업과 서비스를 합친 합성 PMI는 45.8에서 50.3으로 올라서며 5개월 만에 확장국면으로 전환됐다.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22엔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일본 수입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편,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다.
뉴욕 증시는 15일(현지 시간) 나스닥지수가 1.9% 급등하며 기술주 랠리를 주도했다. S&P500지수는 0.8% 상승했고, 다우존스지수는 0.3% 올랐다.
유럽 주요 지수도 동반 상승했다. 프랑스 CAC40은 0.7%, 독일 DAX는 0.5%, 영국 FTSE100은 0.3% 각각 올랐다. 이는 서방 증시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됐음을 시사한다.
국제유가(WTI 5월물)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배럴당 4.01달러(4.0%) 오른 103.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전쟁 범죄 재판을 촉구하며 새로운 제재를 예고했다.
용어와 지표 해설
니케이225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 중 대표 225개 기업의 주가를 단순평균한 지수로, 일본 증시의 전반적 흐름을 보여주는 벤치마크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기업의 신규 주문, 생산, 고용 등을 설문 조사해 산출하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가계지출 증가율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내수 회복 모멘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약화된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합성 PMI가 50선을 돌파하며 기업 심리가 개선 조짐을 보인 점은 긍정적 변수로 꼽힌다.
증시 측면에서는 달러-엔 환율 122엔대가 수출주 실적 추정치를 상향 재료로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긴축 흐름 속에서 일본 국채 금리의 상대적 안정은 성장주(특히 기술주)로의 자금 유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종합하면 니케이225가 27,800엔 저항선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러-우 전쟁 완화, 내수 지표 반등, 기업 실적 모멘텀 등 다중 호재가 동시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 방향성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일본 시장 움직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