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미국 국무부가 페루 공군에 F-16 전투기와 관련 후속 지원 패키지를 잠재적으로 판매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 규모는 약 34억 2천만 달러(약 4조 6천억 원)로 추산되며, 이는 페루가 단일 계약으로 체결하는 무기 구매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승인에는 전투기 본체뿐 아니라 예비 부품·무장·정비·교육·프로그램 관리 등 포괄적 통합 물류지원(Integrated Logistics Support) 요소가 포함된다. 국무부가 승인한 뒤 실제 계약 체결까지는 미 의회 30일 검토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페루 정부도 최종 구매 확정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
핵심 세부 내용 및 계약 주체
이번 사업의
주 계약업체로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제너럴일렉트릭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 RTX 코퍼레이션(RTX Corp, 구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가 지정
됐다. 록히드마틴은 기체 생산, GE는 F110 엔진 공급, RTX는 항전장비·미사일 통합을 담당한다. 미국 정부는 ‘해외군사판매(FMS)’ 절차에 따라 계약을 감독하며, 페루 정부는 미국 정부를 통해 물자를 인도받는다.
F-16 전투기란?*
F-16은 1970년대 후반부터 배치돼 온 다목적 전투기로, 최대 속도 마하 2, 항속거리 2,000km 내외, AIM-120 AMRAAM 공대공 미사일·JDAM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미 공군, 나토 회원국, 한국·싱가포르·폴란드 등 25개국 이상이 운용하며 ‘베스트셀러 전투기’로 꼽힌다.
※ *전투기 및 방산 용어 설명
• FMS(Foreign Military Sales): 미국 정부가 해외 정부를 대신해 무기·서비스를 계약·조달하는 방식.
• DSCA(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미국 국방안보협력국, FMS 절차를 총괄.
페루 공군 전력 현대화의 의미
페루는 현재 1980~1990년대 도입한 Mig-29, Mirage 2000 등을 주력으로 운용하나, 노후화와 부품 수급 난항으로 전력 공백이 심화돼 왔다. F-16 도입이 확정되면 남미 국가 가운데 칠레(비퍼 블록 50/52)에 이어 두 번째 F-16 운용국이 되며, 미·남미 간 군사협력 수준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 방산기업이 남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페루와의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지정학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데스 지역 반(反)마약·대(對)테러 작전에 미 공군과 페루 공군이 정보·정찰 자산을 공유할 여지가 커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 의회의 승인 절차
미국 방산 수출은 국무부 승인 → 의회 보고(30일) → 계약 서명의 순으로 이뤄진다. 의회가 이견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동 승인되며, 그 이후 세부 수량·가격·인도 일정이 확정된다. 미국 정부가 추산한 34억 2천만 달러는 ‘상한선(Not-to-Exceed)’ 금액으로, 협상 결과 실질 계약액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방산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이번 계약은 록히드마틴, GE Aerospace, RTX 등 대형 방산업체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주가 변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F-16은 생산 종료가 논의되던 기종이지만, 최근 F-16V(블록 70/72)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나며 생산 라인이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추가 물량이 확정되면 부품·유지보수 시장까지 포함해 최소 20년 이상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게 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페루가 얻는 전략적 이점
페루 정부는 국방 예산의 1.5% 수준에 불과한 공군 항목을 대폭 증액하며, 해양 관할권 보호와 내륙 국경 감시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F-16은 레이더·전자전(EW)·정밀타격 기능이 통합돼 있어 남미 열대우림 지형에서도 감시·정찰·근접항공지원(CAS)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1) 미 의회 승인 마감 시기: 2025년 10월 중순까지
2) 최종 LOA(Letter of Offer & Acceptance) 서명: 2025년 말 예상
3) 첫 기체 인도: 2028년~2029년 전망
F-16은 각종 센서·무장 옵션에 따라 단가가 크게 달라진다. 만약 페루가 AESA 레이더·IRST(적외선추적장비)·첨단 데이터링크를 채택할 경우, 동급 전투기를 운용 중인 칠레·콜롬비아·브라질과의 연합 작전 호환성이 향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망 및 결론
미국 국무부의 이번 승인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미주 지역 안보 네트워크 재편의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페루를 통해 남미에서 민주주의·마약 범죄 대응·인프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고, 페루는 전투기 현대화를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향후 의회 동향, 세부 사양 결정, 본계약 체결 과정이 방산업계와 국제 정세에 미치는 파급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2025 본 기사는 로이터 원문을 기반으로 한국어로 번역·재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