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하락·테슬라 급등에 미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상승장을 이어가며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나란히 역사적 고점을 새로 썼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 초반까지 내려가며 완화적인 금리 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테슬라(TSLA)가 5% 이상 치솟아 대형 기술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17% 오른 반면, S&P 500 지수나스닥 100 지수는 각각 0.41%, 0.49% 상승했다. 동시에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43%,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4% 올랐다. 투자자들은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를 사실상 확정된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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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내린 4.04%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주식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해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였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은 주춤했다. 엔비디아(NVDA)가 1% 넘게 밀린 것은 중국 규제 당국이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독점금지법(안티트러스트) 위반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는 중국이 특정 집적회로(IC)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2% 이상 하락했다.

뉴욕 연은이 발표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8.7로 전월 대비 20.6포인트 급락하며 석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료: 뉴욕 연방준비은행)

시장 전망치인 +5.0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수치는 제조업 경기 둔화를 가리키며 장 초반 위험자산 심리를 일부 제약했다.

Fed 정책 기대※ FOMC는 연 8회 열리며, 통화정책 수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주 미 증시 주요 지수들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용지표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조짐이 겹치면서 연내 25bp씩 세 차례(총 75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00%, 50bp 인하 가능성을 5%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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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3주 만에 최고치로 0.69% 올랐으나,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 속 0.26%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 225경로의 날 공휴일로 휴장했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도 글로벌 성장 전망을 압박했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해 예상치(5.6%)를 밑돌았고,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3.4%로 기대(3.8%)에 못 미쳤다. 실업률은 5.3%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규 주택가격은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번 주 미국 일정에서 17일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자동차 제외 기준 0.4% 증가가 예상된다. 같은 날 산업생산은 0.3% 감소가 전망되며, 주택시장심리지수(NAHB)는 33으로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18일에는 연준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고, 19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24만 건으로 2만3000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시장에서는 12월물 10년 만기 T노트 선물이 5틱 상승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의 경질을 시도하고 백악관 참모가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 한다는 정치적 논란은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를 키워 채권 가격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유럽 채권도 강세를 보였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1.9bp 내린 2.696%, 영국 길트 10년물은 3.9bp 하락한 4.632%로 마감했다. 독일 8월 도매물가지수(WPI)가 전월 대비 0.6% 떨어지며 1년 만에 최대 폭 하락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위원 로베르트 코허가 “추가 금리 인하는 사실상 끝나거나 막바지에 있다”고 발언한 점도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공공부채 증가와 정치적 불안정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주요 종목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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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머스크 CEO가 직전 금요일 약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서가 공개되면서 5% 이상 급등, 나스닥 100 상승을 견인했다.
알파벳(GOOGL)은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하자 3% 넘게 올랐다.
애플(AAPL)·아마존(AMZN)도 1% 이상, 메타플랫폼스(META)는 0.32% 상승했다.

오라클(ORCL)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틱톡(TikTok) 거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4% 이상 뛰었다.
TKO 그룹 홀딩스(TKO)는 이사회가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3% 올랐다.

스머핏 웨스트록(SW)은 UBS가 매수 의견과 60달러 목표주가로 신규 커버리지를 시작하면서 1% 이상 상승했다.
GE 버노바(GEV)이터(Eaton, ETN)은 멜리어스리서치가 각각 목표가 740달러, 495달러로 상향하며 ‘매수’로 격상해 1%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 반대로 코테바(CTVA)는 종자·농약 사업 분할설이 불거지자 4% 이상 급락했고, 앞서 언급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엔비디아 역시 중국발 악재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N)는 스웨덴 한델스방켄이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2%대 하락했다. 헬스케어 리얼티 트러스트(HR)도 레이먼드제임스가 ‘시장수익률 이하’로 내리면서 1% 가까이 밀렸다.

용어·지표 해설

bp(basis point): 금리나 수익률을 표시할 때 사용되는 단위로 1bp는 0.01%p를 의미한다.
NAHB 주택시장지수: 전미주택건설협회가 발표하는 지표로 주택 건설업체들의 경기 심리를 측정한다. 기준선 50 이상이면 확장,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뉴욕주 내 200여 개 제조업체를 조사해 산출하는 경기 선행지표다.

전망 및 시사점

FOMC가 예상대로 25bp 인하에 그친다면 ‘매파적(긴축적) 서프라이즈’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10월·12월 추가 인하에 대해 신중한 어조를 취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채권 간 상관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중국 성장 모멘텀 약화와 유럽 재정악화라는 외생변수가 겹치고 있어, 안전자산 선호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소매판매와 주간 실업지표, 그리고 중국의 추가 부양책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