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올랜도 (로이터) — 트레이딩 데이(Trading Day)는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동력을 분석하는 칼럼이다. 시장 전문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가 전한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월요일 미국 및 전 세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투자자들이 이번 주 후반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기대하면서 달러 가치는 0.3% 하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이와 관련한 상세 내용은 아래에 제시된다. 오늘 칼럼에서는 미국 주택 시장과 노동 시장이 동시에 둔화하는 현상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경제 전반에 강력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추가로 시간을 내어 읽어볼 만한 자료로는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있다: 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개편 추진이 이번 통화정책회의에 드리운 그림자 ② 연준 이사 리사 쿡이 애틀랜타 부동산을 ‘별장’으로 신고한 사실 ③ 8월 중국 경제 지표 부진이 성장 목표 달성에 제기한 의문 ④ 잉글랜드은행(BoE)의 양적긴축(QT) 축소 및 금리 동결 전망 ⑤ 인공지능 챗봇이 어도 필요로 하는 피싱 사기 설계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이다.
오늘의 주요 시장 지표
• 주식: S&P500, 나스닥, 닛케이, MSCI 올컨트리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MSCI 아시아(일본 제외)는 4년 만의 고점. 글로벌 주식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9거래일 연속 상승.
• 종목/섹터: 알파벳 주가 4.5% 급등하며 시가총액 3조 달러 클럽 합류, 테슬라는 3.6% 상승. 소비재·헬스케어 섹터는 1% 이상 하락.
• 외환: 달러지수 0.3% 하락. 브라질 헤알화는 0.7% 올라 1년 만의 최고치, 캐나다 달러는 G10 통화 중 최대 상승폭인 0.5% 상승.
• 채권: 미 국채 수익률 하락, 수익률곡선은 소폭 불 스티프닝(bull-steepening).
• 원자재: 금 1% 올라 온스당 3,685달러로 사상 최고, 은은 14년 만에 42.74달러. 유가 선물도 1% 상승.
※ ‘리스크 온’은 위험 자산(주식·원자재 등)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투자 성향을, ‘불 스티프닝’은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크게 떨어지거나 덜 오르면서 수익률곡선이 완만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오늘의 핵심 화제
미·중 무역: 월요일 미·중 간 무역 협상이 한 단계 진전됐다. 틱톡의 미국 자산을 미국이 통제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기본 합의가 이뤄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협상의 중심에는 기술·인공지능(AI)이 자리하고 있으며, 향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같은 날 베이징 당국은 엔비디아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해당 미국 반도체 기업이 자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테크토닉’ 급등세: 가격·밸류에이션·시장 집중도 등 어느 지표로 보더라도 미국 기술·AI 붐에 대해선 경계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는 둔화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이날 시장은 또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에 급등했고, 알파벳은 시총 3조 달러 고지를 밟았다. 통신서비스 업종 지수는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의 조사 여파에도 2.3% 상승했다. 이 업종은 올해 들어 27% 올랐으며, 이는 S&P500 상승률(12%)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의 취약성: 8월 발표된 중국의 ‘빅 배치’ 경제 지표는 아시아 최대 경제의 둔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물가, 산업생산, 은행 대출, 도시 투자, 소매판매 등 대다수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으며, 실업률만이 예상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인 ‘약 5%’ 달성을 위해 추가 재정 부양책을 내놓아야 할 압박을 받게 됐다. 최근 중국 증시는 급반등했고 위안화도 올해 들어 최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러한 리오프닝 베팅이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 경제, 주택·노동 ‘쌍둥이 역풍’ 대비
미국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두 요인이 상호 증폭돼 성장 모멘텀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 보면, 실업률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모두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4년 만에 처음으로 구직자 수가 채용 공고 수를 넘어섰다. 이러한 지표는 연준이 이번 주 다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함을 시사한다.
주택시장 압력도 여전하다. 평균 월별 모기지 상환액은 팬데믹 이전 대비 거의 두 배로 불어났으며, 주택 구매 여력은 사상 최저 수준 근처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달 초 정부가 곧 ‘전국적 주택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금리·고임대료는 소비지출을 위축시켜 기업 이익 감소, 고용 축소, 해고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업률 상승은 다시 소비를 더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많은 주택 보유자는 금리가 낮게 고정돼 있어 집을 팔고 이사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그 결과 주거 이동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유연하고 역동적인 노동력이 절실한 시점에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가중시킨다.
이동성 감소의 구조적 문제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필요 주택보다 470만 호가 부족해 사상 최대 공급 격차를 기록 중이다.
저렴한 주택 부족은 노동 이동성을 제약해 특정 지역의 실업률을 높이고 성장 지역 기업의 인력 충원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경제 전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훼손한다.
맥킨지의 셸리 스튜어트 3세 수석 파트너는 “주거비 부담 완화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해 더 역동적이고 균형 잡힌 고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당정책센터 보고서에 인용된 학술 연구에 따르면, 1964~2009년 뉴욕시·샌프란시스코·새너제이 등 ‘생산성이 높은’ 세 도시가 충분한 주택을 공급했더라면 미국 경제 규모는 현재보다 3.7%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안은 무엇인가?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첫째, 기술 발전은 주택난 속에서도 노동 이동성을 일정 부분 유지시킬 가능성이 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가구 비율은 2019년 대비 2021년 세 배로 늘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가구가 북동·중서부에서 남부·마운틴웨스트 지역으로 이동한 배경의 일부를 설명한다.
그러나 장거리 근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2022년 미국 내 이동률은 9% 미만으로, 1948~1980년 연평균 20%에 비해 크게 낮다.
둘째, 주택난이 다소 완화될 조짐도 있다. 장기 국채 금리가 내리면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11개월 만의 저점인 6.35%로 떨어졌고, 재고 증가와 수요 둔화가 집값 상단을 억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 가까이는 주거비 상승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 이는 고용 불안과 맞물려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세 번째이자 가장 직접적인 해법은 신규 주택 건설이다. 맥킨지는 주택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한 투자가 2035년까지 최대 170만 개의 일자리와 누적 GDP 2조 달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시장이 취약한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실행하기란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주택 시장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통화 완화, 재정 부양, 규제 완화의 조합이 이 두 가지 역풍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현실적 관건이다.
내일 시장을 움직일 이벤트
영국 실업률, 독일 9월 ZEW 경기심리지수, 유로존 7월 산업생산, 캐나다 8월 물가, 미국 8월 산업생산·소매판매, 그리고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미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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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 나타난 견해는 모두 저자의 개인 의견이며, 로이터통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다. 로이터는 Trust Principles에 따라 정확성·독립성·공정성을 준수한다.
게재 시각: 2025-09-15 21:0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