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전문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엔비디아(Nvidia)로부터 최소 63억 달러 규모의 신규 주문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최대 8%까지 급등하였다.
2025년 9월 1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엔비디아가 오는 2032년 4월까지 코어위브의 잔여 미판매 컴퓨팅 용량(residual unsold capacity)을 전량 매입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보고서에서 “3분기 실적 발표 시 전체 계약서를 함께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어위브는 이미 수십만 개에 달하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입해 임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는 엔비디아가 (2025년 6월 30일 기준) 약 7%의 A급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전략 파트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Michael Intrator)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달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AI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은 연산 자원을 결코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수요 급증의 직접적 수혜를 보고 있다” — 마이클 인트레이터, 2025년 9월 15일 CNBC 인터뷰 중
코어위브는 IPO(기업공개) 투자설명서에서 “우리는 소수 공급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며 당시 보유한 모든 GPU가 엔비디아 제품이라고 고지했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역시 AI 수요 대응을 위해 엔비디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코어위브에서 추가 용량을 임차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코어위브는 매출 12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7% 급증했다. 다만 연구개발(R&D)·데이터센터 확장 비용이 커지면서 순손실이 2억9,050만 달러에 달해 영업적자 구조는 여전했다.
회사는 또한 올해 초 오픈AI(OpenAI)와 5년간 119억 달러 규모의 장기 호스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외에도 거대 AI 모델 개발사들을 고객사로 두며 매출 다변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주가 급등으로 코어위브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대비 약 세 배 커진 5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용어 해설
GPU(그래픽처리장치)는 본래 3D 그래픽 연산을 위해 개발된 반도체이지만, 병렬 연산 능력이 우수해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수적이다. AI 산업에서는 GPU를 수천 개 단위로 묶어 슈퍼컴퓨터급 클러스터를 구성하며, 이를 ‘컴퓨트 파워’ 또는 ‘연산 자원’이라 부른다.
기자 해설 & 전망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의 잔여 용량마저 책임 매입하기로 한 대목을 “칩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장기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AI 붐이 이어지는 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안정적 칩 조달 창구를 확보하기 위해 제조사와 전략적·포괄적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코어위브처럼 전용 AI 클라우드를 내세운 니치 사업자들이 대기업의 빈 공간을 메우면서 시장 지형이 다층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대규모 주문은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코어위브는 데이터센터 구축·전력 비용까지 자체 부담해야 하므로, 향후 현금흐름 관리와 마진 보호가 최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