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5일(현지시간) 장중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별 종목별로 주가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업종·이슈별 뉴스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장중 ‘빅 무버(Big Mover)’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5년 9월 15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한낮(동부시간 12시 30분 기준) 기준으로 테슬라(Tesla), 알래스카항공(Alaska Air),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등 주요 기업들이 시장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1) 테슬라: 일론 머스크, 10억 달러어치 자사주 매입
“이번 매입은 회사의 장기 성장성을 확신하기 때문” – 일론 머스크 CEO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2일 금요일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 주가는 6% 급등하며 255달러 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대규모 매입이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2) 반도체 3인방: 中, 아날로그 칩 ‘덤핑 조사’ 개시
중국 상무부가 미국産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anti-dumping)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기업은 온세미컨덕터(On Semi), 애널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 텍사스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등이다. 조사 소식 직후 온세미 주가는 1% 하락, 애널로그디바이스는 소폭 내림세,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3% 이상 급락했다.
*아날로그 칩은 전압·전류 등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하는 반도체로, 자동차·산업용 센서·전원 관리 장치에 필수적이다.
3) 웨스턴디지털: 사상 최고가 경신
스토리지 드라이브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은 ‘전례 없는 수요’를 이유로 모든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주가는 5%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회사 측은 “AI 서버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장 덕분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 알래스카항공: 실적 가이던스 하향
알래스카항공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00~1.40달러 ‘가이던스 밴드’의 하단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주요 요인이다. 시장은 이를 실적 부진 신호로 해석해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5) TKO 그룹: 10억 달러 자사주 매입
UFC(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과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의 지주사인 TKO Group Holdings는 기존 이사회 승인 범위 내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되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4% 이상 급등했다.
6) 기타 주요 종목 동향
- 월풀(Whirlpool) –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해외 경쟁사들이 세관 신고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관세를 회피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이후 주가가 2% 하락했다.
-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Brookfield AM)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로부터 예스!커뮤니티(Yes! Communities)를 100억 달러에 인수 협상 중”이라고 전한 뒤 주가가 2% 가까이 올랐다.
- 하인 셀레스티얼(Hain Celestial) – 서프라이즈 손실(주당 –0.02달러)을 발표하며 25% 폭락, 시가총액은 1억5,000만 달러 미만으로 축소됐다.
-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Gemini Space Station) –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12일 나스닥 상장 첫날 14% 폭등 후 이날 1% 추가 상승했다.
- 코르테바(Corteva) – 농업화학 기업. WSJ가 “살충제·종자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자 4% 하락했다.
- 힘스앤허스 헬스(Hims & Hers Health) – FDA 커미셔너 마틴 마카리(Martin Makary)가 “슈퍼볼 광고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의료 저널 기고문에서 지적한 뒤 1%대 약세를 나타냈다.
- VF코프(VF Corp.) – 반스(Vans)·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모회사. 딕키즈(Dickies) 브랜드를 6억 달러에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1% 하락했다.
배경·의미 분석
글로벌 증시는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고점 유지’ 시사와 중국·유럽 경기 둔화 우려로 변동성(Volatility)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개별 종목 호·악재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는 ‘뉴스 드리븐(News-Driven)’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반덤핑 조사는 미·중 기술갈등이 아날로그 반도체로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날로그 칩은 자동차와 IoT 기기의 핵심 부품”이라며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적잖은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테슬라·TKO 등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들은 ‘주당순이익(EPS) 레버리지’ 기대가 부각되며 상승세를 탔다. 투자은행들은 “금리 고점 구간에서 주주 환원 정책이 가치 방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전문가 시각
뉴욕의 한 대형 자산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크로스 카렌시 리스크’와 ‘서플라이 체인 변동’이라는 두 축이 올해 하반기 시장의 핵심 변수”라며 “개별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웨스턴디지털 사례처럼 ‘수요 폭발+가격 인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① 반덤핑 조사 –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이 ‘공정가격’보다 낮게 판매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착수하는 무역 규제 절차.
②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 –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여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정책으로, 주당 가치 상승 및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
이처럼 9월 중순 미 증시는 무역·규제 이슈, 실적 가이던스 변경, 자사주 매입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개별 기업별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펀더멘털·정책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