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테슬라 주가 랠리에 ‘확신’ 더하다

[뉴욕=뉴스핌]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Tesla)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가 약 10억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다는 소식은 불안정했던 주가 흐름에 확신의 신호를 더하며 시장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2025년 9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2백57만 주를 다양한 가격에 매수했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머스크의 첫 공개시장 직접 매입으로, 공시 직후 테슬라 주가는 5.8% 급등하며 일일 변동폭을 키웠다.

테슬라 5일 주가 차트
머스크의 매수 소식 이전에도 테슬라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로보택시(robotaxi) 상용화 기대 등으로 모멘텀을 축적해왔다. 그러나 올 상반기 내내 정치적 논란과 수요 둔화 우려로 주가가 부진했다.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의 애널리스트 제드 도셰이머는 “머스크의 과감한 매수는 경영진의 확신을 그대로 드러낸다”며 “로보택시 출시납품 가이던스 상향과 맞물리며 중장기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주목

“머스크의 이번 거래는 ‘인사이더 바잉’경영진의 내부 매수이자, 테슬라 투자 심리 측면에서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 — 모건스탠리 트레이딩 데스크 노트

모건스탠리는 고객 메모를 통해 “지난 금요일 강력한 기술적 돌파에 더해, AI 테마 편승·완전자율주행(FSD) 14 버전 기대·기가팩토리 수요 청신호·1조 달러 규모 보상안 논의 등이 겹치며 분기 말로 갈수록 시세 견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총회에서 최대 9,75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는 새로운 머스크 보상 패키지 승인 안건이 상정된 직후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거액 보상안을 추진하면서도 스스로 지분을 늘린 행보는, 테슬라 AI·자율주행 청사진에 대한 머스크의 진정성을 방증한다”고 분석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나친 보상 규모’ 논란과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적 행보 역시 주목 대상이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성부(DOGE)‘ 예산 삭감을 주도했으나 5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웨드부시(Wedbush)는 이번 매수를 두고 “머스크가 정치적 개입의 정점을 지나 본업으로 복귀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주가 흐름을 보면 매수 공시 이후 3거래일 연속 5% 이상 상승이라는 드문 랠리를 연출했다. 만약 종가 기준 3일 연속 5% 상승이 확정되면 202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연초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5%에 그쳐 나스닥 지수·빅테크 동료 종목들에 비해 열위다.

주목

전문가 해설: ‘인사이더 바잉’이란?
인사이더 바잉(insider buying)은 회사 내부 정보에 접근 가능한 경영진·이사 등이 자사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입하는 행위를 뜻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 보고되며, 시장에서는 ‘경영진도 싸다고 판단해 사는 것’으로 해석해 강력한 긍정 신호로 받아들인다. 단, 내부 정보를 이용한 ‘인사이더 트레이딩(불법 내부자 거래)’과는 달리 공개적·합법적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다.

기자 시각
머스크의 공격적 매수와 1조 달러 보상 패키지는 테슬라가 전통 자동차 산업을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시켜준다. 다만 자율주행 규제, 생산 비용 압력, 금리 고점 장기화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과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머스크의 ‘말’보다 ‘실적’이 동반되는지 확인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