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가 2025년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2024년 3분기 경기 침체 이후 세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수 소비와 산업 생산의 회복세가 미흡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Reuters)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18명의 국내외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앙값 기준)에서 아르헨티나 2025년 4~6월 경제성장률은 6.5%로 집계됐다. 평균값은 6.4%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개별 전망치는 4.2%~7.5% 사이로 분포했다.
“경제가 회복세를 굳히지 못한 채 소비·제조업 부문에서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 파블로 베스메드리시닉(VDC 컨설팅 이코노미스트 겸 이사)
베스메드리시닉은 특히 높은 금리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며 성장 곡선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 비용 상승이 기업 현금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정책금리 수준이 향후 성장 지속성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라고 내다봤다.
EMAE(월간 경제활동 추정지수)는 국내총생산(GDP)의 월간 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이 사용하는 선행 지표다. 2025년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는 유지됐으나, 계절조정치가 최근 음전환되면서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2026년 성장 반등을 전망하면서도, 구조적 제약과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수출 반등·신뢰 회복·주요 산업 회복을 단기 호재로 꼽았으나, 인플레이션·재정적자·외채 부담을 구조적 위험으로 제시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이 최근 발표한 시장기대조사(REM)에 따르면, 2025년 연간 GDP 성장률은 4.4%로 전망됐다. 이는 로이터 설문치(6.5%)보다 낮아 시장·기관 간 시각차를 드러낸다.
INDEC은 2025년 2분기 GDP 잠정치를 수요일 19:00 GMT(한국 시각 16일 04:00)에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결과는 향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수립의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 추가 분석
로이터 설문은 단기 회복을 확인시키지만, 고물가·외환 부족·취약한 재정이라는 구조적 위험 요인은 해소되지 않았다.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긴축 통화정책은 페소화 안정과 물가 억제에는 기여했지만, 기업투자·가계소비를 누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특히 자국 통화 신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달러화 수요가 지속돼 외환보유액이 다시 줄어들면 급격한 환율 변동성이 재발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무디스가 지적했듯, 수출 다변화와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중장기 성장의 관건으로 꼽힌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확충과 리튬 광산 개발은 호재지만, 투자 유치에 필요한 정책 일관성·법적 안정성이 미흡하다는 국제 투자은행(IB)들의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주요 지표 체크포인트로는 ▷연간 인플레이션율(현재 100% 이상) ▷정책금리(90%대) ▷재정수지 ▷외환보유액 흐름이 있다. 본지(기자)는 특히 서비스업 PMI·소비자신뢰지수·제조업 가동률을 향후 6개월 경기 모멘텀의 선행신호로 주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단기 성장률 반등이 확인되더라도 구조 개혁이 없으면 경기 재위축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2분기 GDP 발표 직후 중앙은행의 스탠스를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금리 결정과 재정 운용의 균형이 향후 투자 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