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정부 회의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이 집계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1%로 7월의 8.8%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9월 12일 기준금리(key rate)를 한꺼번에 1.0%포인트 인하했으나, 시장 컨센서스였던 2.0%포인트 인하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앙은행은 당시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인하 폭 축소의 배경으로 설명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완만한 물가 환경이 기업의 투자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역동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로 둔화된 점을 지적하며 “우리가 원하는 수준이 충분히 달성됐는지, 정책 과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경제는 2024년 한 해 동안 4.3% 성장한 뒤 반등 폭을 일부 반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현행 정책으로 충분한가? 혹은 다른 조치와 더 높은 성장률이 필요한가?”라면서 “중앙은행이 추구하는 거시경제·인플레이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Key Rate)의 의미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최우량 대출·예치 금리로, 러시아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다.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적으로 대출금리 하락과 유동성 확대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지만, 경기 과열·물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선 금리 인상이 병행되기도 한다.
경제 성장률 둔화 배경
러시아 경제가 2024년 4.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5년 상반기 1.1%로 둔화된 원인으로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 서방의 대러 제재, 내수 수요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변동이 재정수입에 미치는 영향과, 루블화 가치 불안정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한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 수준이 여전히 8%대를 유지하고 있어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재정정책 측면에선 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소득세 조정 방식이 병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질 금리가 플러스를 유지하는 한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푸틴 대통령 발언 요지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필요한 경우 다른 조치와 더 높은 성장률을 추구해야 한다.”
기자 해설
이번 발언은 글로벌 주요국이 고금리·고물가 환경에서 성장 동력 확보에 고심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러시아의 경우 에너지 수출 비중이 높아 외부 요인에 따른 경기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단기 통화정책보다는 구조개혁·산업 다각화가 병행돼야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 첨단 산업 육성, 외자 유치 확대 등이 구체적 정책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서방의 추가 제재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러시아 정부·중앙은행이 정책 공조를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넘어선 성장전략을 도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