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기술 기업 체그(Chegg Inc.)가 서비스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이 구독을 취소하기 어렵게 했다는 이유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제소를 받고 750만 달러(약 99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FTC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체그가 웹사이트 내 여러 단계의 메뉴 뒤에 해지 버튼을 숨겨두는 방식으로 다크 패턴(dark pattern)*1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취소 과정에는 어느 정도 고통(pain)이 따를 필요가 있다.” — 2021년, 당시 최고운영책임자이자 현재 CEO인 네이선 슐츠(Nathan Schultz)가 내부 이메일에서 발언
FTC가 공개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체그 임직원들은 취소 절차가 ‘어렵고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슐츠 CEO의 발언은 이를 의도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측 입장
체그 대변인은 “회사는 FTC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장기 소송에 따른 시간‧비용 부담을 피하고자 합의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추가적인 법적 공방 없이 이용자 경험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규제 당국의 시각
FTC는 체그가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에서 흔히 문제로 지적되는 ‘해지는 어렵고 가입은 쉬운’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이번 합의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투명 의무를 다시 한 번 강조했으며, 위반 시 금전적 제재 외에도 서비스 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 해설
*1 다크 패턴은 웹·앱 설계 단계에서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교묘히 유도해 기업에 유리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디자인 기법이다. 대표적으로 ‘해지는 어렵고 가입은 쉬운’ 서비스 구조, 자동 체크된 추가 결제 옵션, 눈에 띄지 않는 취소 버튼 등이 포함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이번 합의는 금액 자체보다 플랫폼 설계 투명성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태도를 반영한다. 본 기자는 “구독 모델 확산 속에서 FTC가 기업들의 UX(User Experience)까지 들여다보며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국내외 서비스들도 자발적 개선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 FTC(Federal Trade Commission)은 미국의 공정거래·소비자 보호를 관장하는 연방 행정기관이다. 불공정 영업 관행, 개인정보 침해, 광고 규제 등 폭넓은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벌금·합의금 부과 및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