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한경닷컴 —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국채 금리(수익률) 상승이 위험자산 매도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0.05% 하락한 5,320.11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9% 내린 39,472.28에 마감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42% 오른 19,742.56으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5bp(=0.05%p) 오른 4.06%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가 낮아지는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동시에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가 시장 예상(58.0)을 크게 밑돈 55.4로 4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장 초반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물가지표가 연준 친화적(Fed-friendly)으로 해석되며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100% 반영된 상태다. 시장은 올해 말까지 총 75bp 인하(연말 기준 정책금리 3.63%)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 주간 동향
이번 주 S&P 500, 다우지수, 나스닥 100 등 대부분의 주요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배경에는 ▲고용시장의 둔화, ▲인플레이션 완화, ▲연준의 독립성 논란 등 복합적 요인이 자리한다. 특히 고용보고서의 부진과 근원 PCE 물가 완화는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속도감 있게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한편 미시간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월과 같았으나,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3.5%) 대비 상승했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든 점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 국채·금리 시장
12월물 10년물 T-노트 선물 가격은 12틱 하락했다. 주초 5개월래 고점을 찍은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WTI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채권을 추가로 압박했다.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행정부가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한다는 정가발(發) 소식도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로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 유럽·아시아 증시
유럽 Euro Stoxx 50은 +0.07% 소폭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2% 조정받았다. 일본 닛케이225는 +0.89% 올라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715%(+5.9bp), 영국 길트 10년물은 4.671%(+6.5bp)로 동반 상승했다.
▶ ECB 발언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요아힘 Nagel 이사는 “현재 정책금리는 적정 수준”이라며 성급한 추가 인하는 물가안정 목표(2%)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빌르루아 드 갈로 역시 “향후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가능하지만 사전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언급, 데이터 의존적 스탠스를 재확인했다.
▶ 영국 지표
영국 7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해 1년 만에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예상치: +0.1%). 생산부진 속에서도 길트 금리는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16% : 전일 +28% 급등에 이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인수설이 가시화되며 이틀 연속 폭등.
테슬라(TSLA) +7% : 네바다 주 차량국이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승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4% : AI용 HBM 메모리 수요 급증 기대.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2% : 엔비디아 HGX B300 및 GB300 시스템 대량 공급 발표.
마이크로소프트(MSFT) +1% : 오픈AI와 파트너십 구조 재정립, 자사 제품군에 생성형 AI 본격 적용 기대.
모더나(MRNA)·바이오엔테크(BNTX) -7%, 화이자(PFE) -3% : 워싱턴포스트 “아동 25명 사망 사례 백신과 연관” 보도로 백신株 급락.
오라클(ORCL) -5% : 창업주 래리 엘리슨 일가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WBD 인수 제안을 지지한다는 소식.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 -3% : 뱅크오브아메리카, 목표가 210달러 → 185달러 하향.
MGM 리조트(MGM) -2% : 이사진 내부자 매도(8,570만달러) 공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1% : 미즈호, 투자의견 ‘매수’→’보유’, 목표가 200달러 → 175달러.
▶ 용어 풀이투자자 참고
E-mini 선물은 시카고거래소(CME)가 상장한 주가지수 선물의 소형 계약으로, 소액 증거금으로도 지수에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0.01%p를 의미, 기준금리 등 금리지표 변동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한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다.
▶ 기자의 시각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준에 ‘딜레마’를 안긴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시장은 공격적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이 실제로 75bp 이상 인하에 나설 경우 소프트 랜딩(연착륙)의 확률과 동시에 중장기 물가 목표(2%)에 대한 신뢰가 시험대에 오른다. 달러 약세·유가 상승 등 교차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9월 FOMC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시장 재료로 즉각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 본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지수 등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필자 및 한경닷컴은 투자손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