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브루넬로 쿠치넬리·제냐 ‘비중 확대’…“초고가 기성복 구조적 성장 기대”

JP모건 체이스이탈리아 초고가 패션하우스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제냐 그룹(Zegna Group)에 대해 새롭게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부여했다. 두 기업이 초고가 기성복(ready-to-wear) 부문에서 구조적 성장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쿠치넬리 목표주가를 2026년 12월 기준 125유로로 제시해 현재 주가 대비 28% 상승 여력을, 제냐에 대해서는 11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해 26%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전망했다.

투자노트에서 키아라 바티스티니 애널리스트가 이끄는 리서치팀은 “두 종목 모두 실질적인 수익률 개선 여지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초고순자산가(High Net-Worth Individuals·HNWIs)가 럭셔리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성장 속도가 빠른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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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부유층 소비자 기반의 견조함

“이들 초부유층(HNWIs) 고객은 희소성·맞춤 서비스·최고급 품질을 패션 브랜드에 요구한다” – JP모건 보고서

보고서는 쿠치넬리와 제냐가 브랜드 헤리티지·공급망 통제·제품 희소성 측면에서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킬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휴머니스틱 자본주의’와 견조한 EPS 성장

JP모건은 쿠치넬리에 대해 2025~2028년 EPS 연평균 성장률 13%을 예상했다. 회사가 소규모 운영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연 10% 매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과 최근 진행한 생산설비 확충을 들었다.

쿠치넬리 주가는 연초 대비 8% 하락해 과거 평균 대비 약 10% 할인된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에르메스(Hermès)와 유사한 프리미엄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가격은 매력적인 진입 기회”라고 분석했다.

제냐: 투자·도매 구조조정 이후 반등 모멘텀

제냐는 최근 2~3년간 설비 투자와 도매 채널 재편에 집중해 실적 모멘텀이 둔화됐으나, JP모건은 2025년 하반기부터 제냐 브랜드톰 포드(Tom Ford) 라인의 가속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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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제냐의 EBIT(세전영업이익) 연평균 18% 성장마진 12% 달성을 2028년까지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제냐 주가는 2026~2027년 이익 기준 럭셔리 섹터 평균 대비 약 30% 할인 상태지만, 20%에 달하는 추정 EPS CAGR을 고려하면 저평가라는 진단이다.


핵심 경쟁력: 장인정신과 수직계열화

보고서는 두 기업이 공통적으로 장인정신(craftsmanship)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치넬리는 ‘휴머니스틱 자본주의(Humanistic Capitalism)’ 철학 아래 이탈리아 지역 장인·소공인 네트워크와 긴밀히 협업한다. 제냐는 필리에라(Filiera) 네트워크를 통해 원사·섬유·완제품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운영한다.

이러한 방식은 품질·희소성·원가 통제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명확한 우위를 제공하며, 특히 글로벌 럭셔리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시장의 의미와 용어 해설

* 초고순자산가(HNWI) – 순자산 1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최상위 부유층을 지칭한다. 이들은 경기 변동에도 소비 여력이 크며, 고가 소비재·예술품·여행 등에서 꾸준한 수요를 나타낸다.

* DCF(Discounted Cash Flow) –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 가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JP모건은 2026년 12월을 기준으로 할인율과 성장률을 적용해 두 기업의 ‘공정 가치’를 산정했다.

전문가들은 럭셔리 업종 전체가 ‘리셋’ 국면에 진입해 이익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초고가 틈새시장에 집중한 쿠치넬리와 제냐가 예측 가능하고 견조한 성장 프로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고 평가한다.

다만, 럭셔리 섹터 특성상 글로벌 경기 둔화·환율 변동·지정학 리스크 등이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JP모건은 “브랜드 파워와 공급망 통제력이 위험을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희소성과 경험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도 럭셔리 시장의 주요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두 종목이 장기적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