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포트폴리오 집중 분석]
세계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Nvidia, NASDAQ: NVDA)가 6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총 43억 달러(약 5조7,000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어떤 종목이 가장 두드러지는지, 각 기업의 실적·가치평가·성장성은 어떠한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코어위브(CoreWeave, NASDAQ: CRWV)를 비롯해 암홀딩스(Arm Holdings), 네비어스 그룹(Nebius Group), 애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웨라이드(WeRide) 등 6개 종목을 보유 중이다. 보유 규모는 총 4.3 billion 달러이며, 투자 목적은 자사 GPU 생태계 확장 및 AI 클라우드·반도체·자율주행·신약개발 등 전략적 영역에서의 시너지 확보다.
1. 엔비디아의 ‘AI 식스팩’ 구성
엔비디아는 2025년 2분기 말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지분을 보유한다.*괄호 안은 2025년 6월 30일 기준 평가액
ㆍ코어위브 2,428만 7,000주(39.6억 달러)
ㆍ암홀딩스 111만 주(1.78억 달러)
ㆍ애플라이드 디지털 777만 주(7,770만 달러)
ㆍ네비어스 그룹 118만 주(6,590만 달러)
ㆍ리커전 파마슈티컬스 770만 주(3,900만 달러)
ㆍ웨라이드 137만 주(1,370만 달러)
이들 기업의 사업 모델은 다양하다. 암홀딩스는 중앙처리장치(CPU) IP 설계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표준을 구축해 왔으며 누적 3,250억 개의 칩이 출하됐다. 코어위브와 네비어스 그룹은 생성형 AI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AI 학습·추론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라이드 디지털은 블록체인·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리커전은 AI 기반 신약탐색을 선도한다. 중국의 웨라이드는 로보택시·미니 로보버스·로보밴을 개발하며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2. 시가총액·매출·수익성 비교
엔비디아가 보유한 6개 종목 가운데 암홀딩스의 시가총액이 약 1,630억 달러로 가장 크다. 코어위브(570억 달러)와 네비어스(220억 달러)가 그 뒤를 잇는다. 리커전(19.8억 달러), 애플라이드 디지털(중형주 수준), 웨라이드(중형주 초입)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12개월 누적 매출(TTM) 기준으로는 암홀딩스가 41.2억 달러로 선두를 유지하지만, 코어위브가 35.3억 달러로 바짝 뒤쫓는다. 웨라이드가 4.10억 달러, 애플라이드 디지털과 네비어스가 수억 달러대, 리커전이 그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에서는 암홀딩스가 6.99억 달러 순이익을 기록해 유일하게 견실한 흑자를 내고 있으며 네비어스가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나머지 4개 기업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로 인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3. 밸류에이션과 성장성: 코어위브가 돋보이는 이유
이익 기반 지표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주가매출비율(P/S, Price-to-Sales)이 비교 도구로 활용된다. 코어위브의 P/S는 16.2배로 6개 종목 중 가장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애플라이드 디지털은 23.7배로 두 번째로 낮다. 암홀딩스·웨라이드·리커전·네비어스는 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코어위브의 EPS(주당순이익)가 7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6개 종목 중 최고 성장률 전망이다. 코어위브가 아직 적자라는 점이 유일한 약점이지만, 체계적 인프라 확장을 위한 투자 단계임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평가에 우선된다는 분석이다.
4. 용어 풀이 및 배경 지식
ㆍ생성형 AI(Generative AI)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텍스트·이미지·음성·코드 등을 생성하는 인공지능을 지칭한다.
ㆍ주가매출비율(P/S)은 시가총액을 연간 매출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창출한 매출 대비 시장에서 어떤 프리미엄을 부여하는지 파악하는 지표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적자인 성장 기업 평가에 주로 사용된다.
ㆍHPC(High Performance Computing)는 슈퍼컴퓨터급 병렬 연산 능력을 일반 서버 클러스터로 구현하는 기술로, AI 모델 학습 및 기후·유전체 분석 등 고성능 연산에 활용된다.
5. 기자의 분석 및 시사점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공급사를 넘어, AI 밸류체인 전반에 전략적 지분을 분산한 모습이다. 클라우드 인프라(코어위브∙네비어스), 반도체 IP(암), AI 연구개발용 데이터센터(애플라이드 디지털), AI 신약개발(리커전), 자율주행 솔루션(웨라이드)로 이어지는 수직·수평 계열화가 두드러진다.
특히 코어위브는 자체 GPU 클러스터와 전용 네트워킹을 통해 생성형 AI 스타트업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긴 호흡의 인프라 투자로 단기 손익은 부정적이지만, GPU 수급 난맥 속 ‘엔비디아 직계’라는 네트워크 효과가 시장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암홀딩스는 모바일·임베디드 기기에서 독보적 CPU 아키텍처를 제공하며 소프트웨어 생태계(Linux·Android 등)와 강한 결속을 유지한다. 장기간에 걸친 수수료(royalty) 모델은 견조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나, 높은 P/S(약 40배)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네비어스 그룹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 후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 GPU·DPU·네트워킹 솔루션 통합을 통해 GPU 기반 클라우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리커전은 AI 기반 신약 개발(Drug Discovery)에서 화합물-표현형(Phenotype) 연계 데이터베이스라는 차별화된 자산을 보유한다. 그러나 임상 2상·3상 진출 시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추가 자본 조달 위험이 상존한다.
웨라이드는 중국 내 로보택시 시험 운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나, 규제·경쟁·중미 기술 패권 갈등이 변수다. 애플라이드 디지털은 블록체인 데이터센터에서 AI·HPC로 사업을 전환 중이나, 수익 모델이 아직 명확치 않다.
6. 결론: ‘최우수’ 종목은 코어위브
엔비디아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코어위브다.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월가 컨센서스가 지목한 EPS 70%대 고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단, 단기 적자 및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기업 구조이므로 위험 감수 성향에 따른 분산 투자가 권장된다.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 행보는 AI 산업의 핵심 허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향후 GPU·CPU·클라우드·모빌리티·제약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엔비디아 생태계와 협업 중인 기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실적 전환에 성공하느냐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