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이번 주 예정된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상승세로 출발했다. 16일(현지시간) 장 초반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는 각각 0.5%씩 올랐고, 영국 FTSE100지수도 0.1% 상승해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지면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이러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노동시장의 냉각과 물가 안정은 연준이 빠르면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간) 회의에서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는 시장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준뿐 아니라 글로벌 중앙은행 움직임도 주목
영국 영란은행(BoE)은 지난달 1년여 만에 다섯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G7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남에 따라 19일 회의에서 동결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행(BOJ), 캐나다 중앙은행(BoC),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SARB)도 이번 주 잇따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해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서 ‘온건한(tame) 인플레이션’이란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완화하거나 유보할 명분으로 활용된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및 여파
유럽 내 지표 공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대비 5.2%로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일부 억눌렀다. 같은 달 소매판매 증가율도 3.4%에 머물러 소비 모멘텀이 약화됐음을 시사했다. 이는 유럽 기업들의 중국 수출 비중을 고려할 때 잠재적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종 및 기업별 이슈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ETR: RHMG)은 루어스센 그룹으로부터 군함 건조 자회사 Naval Vessels Luerssen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독점 규제 심사를 거쳐 내년 초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다. 라인메탈은 그동안 육상·항공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군 부문까지 확장해 ‘종합 방위 플랫폼 기업’으로의 위상을 강화하려 한다.
한편 영국 온라인 가전 유통사 AO 월드(LON: AO)는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상 첫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가전 교체 수요 회복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원유시장: 러시아 공급 차질 우려로 상승
국제유가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3시 5분(미 동부표준시)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는 0.3% 오른 배럴당 67.2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 상승한 62.7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유럽·아시아 시장의 가격 기준유이고, WTI는 미국 내 원유 가격 지표라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수급 상황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쓰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 프리모르스크와 초대형 정유설비 키리시네프테오르그신텟을 드론으로 타격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인도·중국 등 러시아 주요 수입국에도 공급 불안이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 분석 및 향후 전망
시장 전략가들은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식과 위험자산에는 단기 호재가 되겠지만, 경기 둔화를 동반한 인하(cutting into weakness)라면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중국 소비·생산 지표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제조업의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러시아발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에너지·방산 섹터에는 이익 레버리지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라인메탈의 해군 부문 진출이나 AO 월드의 자사주 매입 등 개별 기업의 전략적 행보가 주가 차별화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결국 이번 주 연준과 영란은행, BOJ 등 ‘중앙은행 슈퍼위크’의 결과가 글로벌 자산시장 조정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 직후 파월 의장과 베일리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추가 힌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