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DELHI—인도 정부가 16일 공개한 도매물가지수(Wholesale Price Index, WPI) 확정치에 따르면, 2025년 8월 도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52% 상승하며 한 달 전 −0.58% 하락에서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섰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Reuters) 이번 수치는 로이터가 사전에 실시한 시장 컨센서스(+0.3%)를 상회한 결과다. 경제학자들은 전월의 하락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진단해 왔으나, 실제 상승 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에서 가격 모멘텀이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통계에서 식품 부문 도매가격은 0.21% 상승을 기록해, 7월 −2.15%에서 반등했다. 세부적으로는 채소 가격이 8월에도 −14.18%로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전월 −28.96%와 비교하면 낙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는
“장마철 공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일부 품목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는 현지 무역업계의 평가와 맥을 같이한다.
반면 제조제품(Manufactured Products) 가격은 2.55% 올라 전월 2.05%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제조업 분야는 수입 원자재 가격과 내수 수요 모두에 영향을 받는데, 이번 수치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연료·전력(Fuel & Power) 부문은 −3.17%로 7월 −2.43%에 비해 하락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가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고, 정부의 세금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원유·가스 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향후 WPI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도매물가지수(WPI)란 무엇인가?
WPI는 생산·유통 단계에서 거래되는 상품 가격 변동을 측정해 물가 흐름을 조기에 파악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종 소비 단계 가격을 반영하는 반면, WPI는 기업 간 거래가격까지 포함해 “선행적 인플레이션 신호”로 활용된다. 인도에서는 식품·연료 비중이 높고, 서비스 가격이 포함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 전망 및 정책 함의
전문가들은 8월 WPI 반등이 통화정책에 단기적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인도중앙은행(RBI)은 CPI를 주요 목표로 하며, 최근 CPI는 3%대 중반으로 안정된 상태다. 그러나 “도매 단계의 비용 압력이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이될 가능성“1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제조제품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 성수기 소비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연료·전력 부문 가격 하락이 WPI 상승 폭을 제한했지만 국제 유가가 재차 90달러선을 시도함에 따라, 향후 1~2개월 내 연료 부문이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지 투자은행 관계자는
“유가 반등이 장기화되면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고 진단했다.
협의 용어 해설
도매물가지수(WPI)는 국내 서플라이 체인 전반의 가격 변동을 포착하는 선행 인플레이션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 변화를 보여주며, 정책 당국이 물가 목표를 설정할 때 주로 참고한다. 두 지표가 동시에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널리 퍼졌음을 의미한다.
제조제품 가격은 철강·화학·의류·식품 가공품 등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 가격을 포괄한다. 이 부문은 원재료비, 인건비, 환율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9월과 10월 WPI 발표에서 식품 및 연료 가격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채소 가격의 계절적 약세 완화와 국제 유가 반등이 맞물리면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RBI의 금리 동결 기조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결론적으로, 8월 인도 도매물가 상승 전환은 단기간 내 정책 변동을 촉발하지는 않겠지만, 제조업·연료 부문의 가격 추세가 CPI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투자자·기업·정책당국 모두가 비용 전가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추가 참고1
1. “비용 전가”란 기업이 원재료비나 임금 상승분을 재화·서비스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