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아르고스 매각 시 세인즈버리 식품 부문 성장세 부각될 것

RBC 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영국 2위 슈퍼마켓 체인 J 세인즈버리(J Sainsbury PLC)가 종합 할인점 자회사 아르고스(Argos)를 매각할 경우, 최근 몇 년간 강화해 온 식품 부문의 경쟁력과 모멘텀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세인즈버리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JD.com)과 진행했던 아르고스 매각 협상이 결렬됐으나, 해당 접근 자체가 아르고스가 핵심 사업이 아님을 확인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브로커리지는 아르고스의 영업이익률이 약 1% 수준에 머물러 수익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세인즈버리가 고정비 절감과 시스템 통합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했음에도,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세인즈버리의 식품 부문은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르고스의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이 그룹 전체 숫자를 희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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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매각의 잠재적 영향

세인즈버리는 2016년 홈리테일그룹(Home Retail Group)을 14억 파운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하며 아르고스를 품에 안았다. 이후 아르고스는 연간 매출 약 40억 파운드(그룹 매출의 11%)를 기록해 왔으나, RBC는 “매각 시 그룹 이익이 한 자릿수 초반(%) 수준 희석될 가능성이 있지만, 마진율과 실적 일관성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고스의 지주회사는 최근 3억4,400만 파운드로 평가됐으며, 약 1억 파운드의 연금부채가 남아 있어 딜 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RBC는 “식품 중심 구조 전환을 통한 장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세인즈버리 주가·밸류에이션 분석

14일 런던증시에서 세인즈버리 주가는 307.20펜스에 마감했다. RBC는 ‘아웃퍼폼(Outperform)’ 의견과 315펜스 목표가를 유지했다. 목표가 기준 2025년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4배, 현재 주가는 2026년 추정 PER 12.5배로 역사적 밴드 중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테스코(Tesco) 대비 할인 폭은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점을 브로커리지는 강조했다.

또한 RBC는 세인즈버리의 보통주 배당수익률이 약 5%로, 안정적 현금흐름과 견실한 재무구조 덕분에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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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F 모델 주요 가정(할인현금흐름 분석)

• 10년 평균 매출 성장률(CAGR) 2%
• 장기 영업이익률 3%
•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8%
• 영구 성장률 0.25%

할인현금흐름(DCF) 모델은 향후 창출될 현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다. 투자자들은 금리 변동, 성장률, 위험 프리미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위 가정이 변동될 경우 목표가 역시 조정될 수 있다.


잠재 리스크 요인

RBC는 세인즈버리가 직면한 위험 요소로 식품 소매업 특유의 낮은 영업 마진, 원가 인플레이션, 경쟁 심화, 기후·날씨 변수, 공급업체와의 관계, 식품 안전 규제 등을 꼽았다. 특히 영국 소비 환경이 실질임금 정체와 고금리로 압박받는 가운데, 프로모션 전략과 자체 브랜드(Taste the Difference) 강화가 핵심 방어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용어 해설 및 추가 맥락

아르고스(Argos)는 1972년 출범한 영국의 멀티채널 종합 할인점으로, 카탈로그 주문과 온라인·오프라인 결합 모델을 특징으로 한다. 클릭 앤드 컬렉트(Click & Collect) 방식이 강점이나, 최근 전자상거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징둥닷컴(JD.com)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물류 인프라와 직매입 모델을 바탕으로 빠른 배송을 제공한다. 글로벌 진출 확대 과정에서 유럽 리테일 자산을 검토해 왔으나, 이번 협상 결렬로 일단 발을 뺀 모양새다.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은 부채와 자본의 가중평균 조달비용으로, 기업 가치평가 시 할인율로 주로 사용된다. WACC가 높으면 기업가치(현재가치)가 낮아지고, 낮으면 높아진다.


전망 및 기자 시각

세인즈버리가 과거 10년간 코스트 리더십프리미엄 전용 브랜드를 양손에 쥐고 균형 전략을 유지한 덕분에, 영국 식품 시장에서 2위 점유율을 공고히 해 왔다. 다만 아르고스 인수 이후 일반 상품(GM) 비중이 커지면서 마진 구조가 둔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BC 분석처럼 아르고스 매각이 현실화되면, 시장은 세인즈버리의 식품 본업에 대한 재평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국 식품 소매업은 고정비가 높고 가격 경쟁이 치열EBIT 마진 3%대가 사실상 상한으로 간주된다. 세인즈버리가 Taste the Difference 확대와 맞춤형 데이터 기반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원가 인상 압력을 전가할 수 있다면, 향후 3~5년 내 지속 가능한 중가(中價) 시장 리더십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투자가들은 아르고스 매각 여부와 조건, FY2026~2027 마진 트렌드, 그리고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디스카운트 폭 축소가 기대되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식품 부문 구조적 수익성 제고 여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