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주간(Week of Global Central Banks)이 개막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달아 예정된 주요 통화당국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영국은행(BoE), 일본은행(BoJ), 그리고 토론토·타이베이 등 다수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각국의 정책 스탠스가 연말 자산시장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연준(Fed)은 9월 회의에서 25bp(0.25%p)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만(滿)을 이룬다. CME 그룹의 FedWatch에 따르면 50bp ‘빅 컷(big cut)’ 가능성은 3.8%로 축소됐다.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새 이사가 의회 인준을 기다리고 있어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한편 아시아 증시는 일본이 공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0.1% 소폭 상승하며 조용한 출발을 보였다. 특히 코스피가 자본이득세 인상 계획 철회 결정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국내외 장기 투자자들에게 세후 수익률 개선 기대를 제공한다.
유럽 시장 프리뷰에 따르면 범유럽 주가지수 선물은 0.11% 상승, 독일 DAX 선물은 보합, FTSE 선물은 0.1% 하락으로 출발했다. 프랑스 국채(OAT) 선물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여파로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S&P 500 e-mini 선물은 트리플 위치(Triple Witching)만기일을 앞두고 0.1% 올랐다.
트리플 위치란 분기별로 주식 옵션, 주가지수 옵션, 주가지수 선물이 동시에 만기 도래하는 날로서 변동성이 커지기로 악명 높다.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면 프로그램 매매 물량이 늘어나 지수 급등락이 발생할 수 있어 단기 트레이더들의 경계감이 높다.
정책·무역 이슈도 시장에 변동성을 더한다. 미국과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상 두 번째 국빈방문 기간 중 기술·원자력 협력을 포함한 합의를 발표할 전망이다. 영국은 철강 관세 협상 타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다른 무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15일(현지시간) 재개된다. 전날 1차 회담을 마친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이틀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요 쟁점인 TikTok 미국 사업 매각 시한(9월 17일)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로이터 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한이 재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실물경제는 8월 들어 둔화 신호를 보였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월 5.7%에서 5.2%로 후퇴했고, 소매판매 증가율도 전년 대비 3.4%에 그쳤다. 이는 중국 내수 회복세가 기대보다 미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맞물려 홍콩 증시에서는 ‘라부부(Labubu)’ 캐릭터로 유명한 완구기업 팝마트(Pop Mart) 주가가 JP모건의 중립(downgrade) 의견 발표 후 장중 최대 9% 급락했다. 라부부 열풍이 거품화됐다는 우려가 확산된 결과다. JP모건은 “신규 애니메이션·인터랙티브 토이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라부부는 중국 MZ세대 사이에서 ‘블라인드 박스(무작위 박스) 수집 열풍’을 촉발한 캐릭터로, 희소성에 기반한 높은 리셀(resell) 프리미엄을 형성해 왔다.
경제지표·채권발행 일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유로존 7월 무역수지 및 8월 외환보유액이 발표되고, 프랑스는 4·5·6개월물 및 1년물 국채 입찰, 독일은 1년물 국채 입찰을 진행한다.
금리·유동성 환경이 긴축과 완화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만큼, 이번 주 발표되는 중앙은행 메시지는 달러 인덱스·국채금리·주요 주가지수에 즉각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기조를 재확인할 경우, 물가·고용지표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아두면 좋을 용어 해설
• FedWatch: CME 그룹이 연방기금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금리인하 확률 지표다. 시장 참가자들의 베팅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 OAT(Obligations assimilables du Trésor): 프랑스 정부가 발행하는 중·장기 국채를 의미한다.
• Triple Witching: 주식·지수 선물·옵션 세 가지 파생상품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날이다. 거래량 급증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종합 전망으로, 경기 모멘텀 둔화 압력과 정책 기대가 혼재돼 변동성이 극심해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중앙은행 회의 결과가 연말 랠리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통화정책 신호와 거시지표호조 여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