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 코튜 매니지먼트의 2025년 6월 말 운용 자산 규모는 약 $350억에 달한다.
- 2분기 동안 코튜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 동시에 로봇 수술 분야의 선도 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 지분을 대폭 확대했다.
- 인튜이티브 서지컬 주가는 IPO 이후 19,390% 상승했다.
필립 라퐁(Philippe Laffont)은 1999년 기술주 전문 헤지펀드인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를 설립한 이후 인공지능(AI) 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그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에 대한 역발상 투자로 월가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라퐁은 2분기 말 기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식을 단 한 주도 남기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인튜이티브 서지컬(NASDAQ: ISRG) 주식 39,512주를 신규·추가 매수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25년 전 IPO를 진행한 이후 19,390%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로봇 보조 수술의 개척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990년대 후반 회사의 다빈치(da Vinci) 수술 로봇 시스템에 최소 침습 복강경 수술 허가를 부여했다. 이후 존슨앤드존슨, 메드트로닉, 스트라이커 등 굵직한 경쟁사가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여전히 업계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치 대수·반복 수익 구조가 만드는 거대한 진입장벽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병원에 설치된 다빈치 시스템은 11,040대에 달한다. 단순 장비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 한 해 동안 다빈치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 건수는 270만 건, 폐 종양 조직검사 전용 Ion 플랫폼을 통한 시술은 9만 5,000건을 기록했다.
“다빈치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장비 1대당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하며, 의료진 교육·소모품 비용까지 고려하면 초기 비용이 훨씬 크다.”
이러한 높은 전환 비용은 후발주자들이 쉽게 점유율을 빼앗지 못하도록 만든다. 실제로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2024년 매출 중 84%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기구·액세서리 판매 및 서비스 구독에서 나왔다.
주가 하락 배경: 단기 마진 압력·경쟁 리스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튜이티브 서지컬 주가는 2025년 2월 고점 대비 약 26% 하락했다. 주요 원인은 미·중 관세 우려로 인한 마진 축소 전망이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올해 연간 조정 총이익률 가이던스를 66~6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4년 기록한 69.1%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다.
또 하나의 변수는 메드트로닉의 ‘휴고(Hugo) RAS’ 시스템이다. 메드트로닉은 2025년 초 FDA에 휴고 시스템의 비뇨기과 적응증 승인을 신청했다. 비뇨기 수술은 다빈치가 수행한 전체 시술의 약 20%를 차지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시장에서 2021년부터 판매 중인 휴고는 아직 매출 기여도가 미미해, 월가에서는 ‘위협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래 성장성: 절차 증가율과 신제품
인튜이티브 서지컬 경영진은 2025년 전체 시술 건수가 15.5%~17.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2024년 3월 출시된 다빈치 5는 경쟁 제품보다 정밀 제어·이미지 해상도 측면에서 한층 진화해, 미국 내 병원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모색하더라도 여전히 다빈치 플랫폼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가(주당순이익 대비 55.3배)는 이미 향후 두 자릿수 이익 성장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메드트로닉이나 다른 업체가 본격적으로 시장 침투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급격히 조정될 위험도 존재한다.
필립 라퐁의 ‘포지션 스위치’ 배경에 대한 해석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AI 서버 수요 급증 덕분에 2023~2025년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과 공급망 리스크가 교차하는 ‘컨트로버셜(논란)’ 국면에 진입해 있다. 라퐁은 단기 실적 변동성·주가 과열 가능성을 고려해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압도적 시장 지위·높은 반복 매출·의료시장의 장기 구조 성장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다. 코튜는 “경쟁사 대비 진입장벽이 견고하다”는 판단 아래, 2분기 중 보유 주식을 39,512주까지 늘려 장기 모멘텀에 베팅했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고 PER(주가수익비율)이지만 고성장’을 동시에 가진 전형적 프리미엄 종목이다. 위험 감내 성향이 높은 투자자라면, 현재의 조정 국면을 장기 진입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짧은 기간 내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관세·경쟁 심화와 같은 단기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참고로 Motley Fool Stock Advisor의 2025년 9월 8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1,052%로 S&P 500(188%)을 크게 앞선다. 해당 리포트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을 현재 ‘톱 10’ 추천 목록에 올리지 않았다. 이는 시장이 이미 높은 성장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본 기사에 언급된 모든 수치·전망은 2025년 9월 14일 기준 공개된 자료를 인용한 것이며, 투자 판단은 독자 개인의 책임임을 명확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