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UBS의 AI 활용 전망 리포트]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은행·보험·결제·자산운용·거래소·리츠(REITs) 등 전(全) 금융업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2025년 9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전 세계 31명의 자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설문에서 “AI는 금융 부문의 다음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으며, 기술 채택에 소극적인 기업은 시장 주도권을 상실할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AI가 비용 절감, 업무 효율, 성장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강한 ‘강세적(bullish)’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까지는 재무적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지만, 다수의 금융사가 데이터 분석 개선, 고객 참여 증대, 사기 탐지 고도화, 리스크 관리 강화, 운영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핵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챗봇 고도화·신용 리스크 모니터링·코드 개발까지
UBS는 은행들이 이미 챗봇(Chatbot) 고도화, 대출 포트폴리오의 신용 품질(Credit Quality)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코드 자동 생성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적용한 챗봇은 고객 문의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처리함으로써 상담 인력 부담을 줄이고, 대면·전화 상담에서 놓치기 쉬운 이슈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보험업계: 손해사정·언더라이팅·상품 개발·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보험사는 AI를 통해 청구(Claims) 처리 자동화, 언더라이팅(Underwriting) 모델 정교화, 신상품 개발,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설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는 보험금 지급 속도를 단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보험사 내부의 리스크 관리 체계도 향상시킨다.
리츠·자산운용·거래소: 고객 서비스 및 운영 효율 극대화
리츠(REITs) 분야에서는 AI 챗봇이 임차인 문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해 공실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거래소는 백오피스(back office) 업무 자동화, 상품 혁신, 알파(초과수익) 창출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결제 네트워크: ‘에이전틱 커머스’의 최대 수혜주
UBS는 결제 프로세서(Payment Processor)가 AI 도입의 ‘톱픽(Top Pick)’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 브랜드 신뢰도, 업계 표준 제정 능력을 바탕으로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¹ 시대의 승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다.
FIS(피델리티 내셔널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2024년 투자자 데이 자료에 따르면, 생성형 AI(GenAI) 기반 코딩 보조 도입 이후 개발자 생산성이 약 10~3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술 예산 및 조기 채택이 시장 점유율 방어의 핵심”이라며, 자금력과 조직 역량을 갖춘 대형·기존 금융사가 AI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전문가 해설: ‘에이전틱 커머스’와 ‘Generative AI’란 무엇인가?
에이전틱 커머스는 AI 에이전트가 소비자 대신 상품 검색·비교·결제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음 달 뉴욕 출장 항공권과 호텔을 예산 1,500달러 안에서 예약해 달라”고 지시하면 AI가 옵션을 분석·선택 후 결제까지 완료한다. 이런 구조에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한편 생성형 AI(Generative AI, GenAI)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통해 텍스트·이미지·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리킨다.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산업에서 파급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관전 포인트 및 향후 변수
첫째, 금융 규제당국의 데이터 보호·알고리즘 투명성 요구가 강화될 경우 AI 도입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 둘째, 중소형 금융사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과 전문 인력 확보 문제로 대형사 대비 도입이 더딜 가능성이 있다. 셋째, ‘AI 세대(世代) 격차’가 금융 서비스 품질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
다만 UBS는 “장기적으로 AI 투자 효율이 상승하면서 도입 비용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조기 안착 기업이 비용 절감·수익 창출·고객 경험 측면에서 복합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금융권도 글로벌 모범 사례를 참고해 규제 샌드박스 활용, 합작법인 설립,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1 agentic commerce: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개입 없이 제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통합 수행하는 전자상거래 형태를 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