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 전직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가 운용하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 헤지펀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승자‧패자’를 가려내겠다는 전략 아래, 전체 반도체 업종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을 통해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동시에 인텔(INTC)과 브로드컴(AVGO) 두 종목에는 강한 상승 기대를 드러냈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아셴브레너가 지난해 출범시킨 이 펀드는 운용자산(AUM)이 불과 1년 만에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는 과거 오픈AI 연구원으로서 쌓은 기술 통찰을 바탕으로 ‘AI가 촉발할 거대한 경제 지각변동’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AI 발전은 일부 기업에 천문학적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아셴브레너는 투자자 서한에서 강조했다.
1. 업종 전반에는 풋옵션으로 ‘방어적 공매도’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2분기 말 기준 보유한 가장 큰 포지션은 20,441건의 1 풋옵션이다. 기초자산은 ‘반도체 대표 ETF’로 불리는 VanEck Semiconductor ETF(SMH)다. 풋옵션은 일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이기에, ETF 가격이 하락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해당 포지션은 공개 포트폴리오 전체의 27%를 차지하며, NVIDIA 등 시가총액 상위 업체 비중이 큰 ETF 구조 탓에 업종 대장주들에 사실상 공매도를 건 셈이다.
용어 설명 — 풋옵션(put option)
매수자가 정해진 행사 가격에 기초자산을 팔 수 있는 파생상품. 가격이 떨어질수록 옵션 가치가 올라 ‘하락에 베팅’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2. 예외적 황금라인업 ― 인텔과 브로드컴
반면 펀드는 두 종목에서만 ‘상승 레버리지’를 택했다. 인텔 콜옵션이 2분기 포트폴리오 1위, 브로드컴 보통주가 3위다. 두 포지션 합계 비중은 37%에 달한다.
① 인텔 — 아셴브레너는 ‘국가 안보’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는 “AI 초지능은 전략 자산이며, 미국 내 첨단 파운드리 확보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인텔은 미국 내 유일한 최첨단 공정(leading-edge) 파운드리로 꼽힌다. 이러한 논리는 2025년 8월 미 정부가 인텔 지분 9.9%를 인수하며 실현 조짐을 보였다. 정부는 추가 5% 워런트(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 취득 권리)를 확보했고, 인텔은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설비 투자 계획을 병행 발표했다.
② 브로드컴 — 투자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아셴브레너는 “10년 뒤 AI 칩은 초특화(custom silicon)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브로드컴은 세계 최대 주문형(custom) 반도체 파트너 중 하나다. 현재 4개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고객사와 계약했고, 최근 오픈AI로 추정되는 신규 고객까지 더해 2026년까지 100억 달러 계약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용어 설명 — 콜옵션(call option)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수록 가치가 높아져 ‘상승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
3. ‘리스크 헷지’인가, ‘업종 약세’ 신호인가
헤지펀드는 업계 특성상 롱(매수)‧숏(매도) 병행을 통해 순수익을 노린다. 따라서 SMH 풋옵션이 단순히 ‘업종 전체 하락’에 대한 투기라기보다, 인텔‧브로드컴 롱포지션의 방어장치 역할일 수 있다. 그러나 ETF 구성 종목 대부분이 지난해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을 경고하는 의미도 읽힌다.
실제 엔비디아는 2024~2025년 폭발적 랠리 끝에 주가수익배율(PER)이 40배를 상회했고, TSMC·AMD 등 주요 칩 제조사도 고점 인근에 머물렀다. 반면 인텔과 브로드컴은 최근 모멘텀 덕분에 상승했으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한다.
4. 변동성 확대, 개인투자자 유의 필요
2분기 보고서는 6월 말 기준 데이터다. 9월 현재까지 3개월이 경과하며 시장 지형이 또 변했다. 인텔은 정부 투자 소식 이후 20% 이상, 브로드컴은 AI 서버 수요 기대 덕분에 15%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이미 ‘호재 선반영’ 구간에 접어든 만큼, 신규 투자자는 프리미엄(고평가)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아셴브레너가 ‘대안 부재’를 이유로 SMH 풋 비중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즉, 두 종목 외엔 가치 대비 매력적인 AI 반도체주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5. 전문가 시각 — 기자의 통찰
첫째, 정책 리스크가 향후 시장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패권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국가 보조금·지분 투자·수출 규제 등 변수가 개별 기업 실적을 왜곡할 수 있다.
둘째, 기술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GPU 중심 구조가 3년 내 ASIC·FPGA·뉴로모픽 등 ‘맞춤형 가속기’로 급변할 수 있어, 현재의 ‘승자’가 5년 뒤에도 지위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셋째, 개인투자자가 옵션 상품에 직접 접근할 때는 만기·행사가·프리미엄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특히 풋옵션 매수는 프리미엄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아, 전체 자산 중 극히 일부만 할당하는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 참고 — 하이퍼스케일(hyperscale)2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지칭. 이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AI 가속기 칩을 연간 수십억 달러 단위로 구매해 업종 수급을 좌우한다.
※ 참고 — 커스텀 실리콘(custom silicon)3
특정 고객사(예: 오픈AI)가 자체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설계를 주문하면, 브로드컴·TSMC 같은 파운드리가 생산을 맡는 구조. 범용 GPU 대비 효율이 높아, 차세대 AI 인프라 핵심으로 평가된다.
6. 모틀리풀·저자 공시
기사 작성자 애덤 레비(Adam Levy)는 언급 종목에 포지션이 없으며, 모틀리풀(Motley Fool)은 인텔·엔비디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모틀리풀은 브로드컴을 추천주로, 2025년 11월 만기 인텔 21달러 풋옵션을 숏 포지션으로 보유 중이다.
본 기고문의 견해는 필자 개인 의견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