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가 전일 대비 +10.75센트(+2.78%) 오른 397.90센트/파운드로 마감하며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11월물 로부스타 커피도 +80달러(+1.77%) 상승한 4,590달러/톤에 거래를 마쳐 1주 반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의 극심한 가뭄과 이에 따른 전 세계 공급 타이트 현상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민간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6일 종료 주에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지역에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헤알화의 강세도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현지 통화 헤알/달러 환율은 금요일 미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는데,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 표시 수출 유인을 약화시켜 공급 축소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50% 보복관세도 돌출 변수다. 미국 수입업자들이 높은 관세 부담 때문에 브라질산 생두 신규 계약을 잇따라 취소하면서 미국 내 재고 타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원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공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카고 ICE가 모니터링하는 인증 재고는 추가 하락세다. 아라비카 인증재고는 669,251포대까지 줄어 1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로부스타 인증재고도 6,557롯으로 2주 만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브라질 국영 작황예측기관 코나브(Conab) 역시 지난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4.9% 하향 조정해 3,520만 포대로 잡았다. 총 커피 생산량 전망치는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4일 발표에서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6% 줄었다고 밝혔다. 2024/25 재고 누계(10월~7월)도 1,156억 1,500만 포대로 -0.3% 감소했다.
반면 수확 압력은 일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회원사 수확률이 97%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며, 리서치 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8월 22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 시즌 전체 수확률이 99%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수출 감소는 여전히 가격을 지지한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7월 브라질산 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이라고 밝혔다. 민간 수출업자협회 세카페(Cecafé) 역시 같은 달 그린빈(생두) 수출이 28%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도 타이트 국면을 더한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3/24 시즌 생산량이 가뭄 여파로 전년 대비 20% 감소해 147만2,000톤으로 4년 내 최저치라고 밝혔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은 17.1% 감소했으나, 2025년 1~8월 누적 수출은 7.8% 증가해 114만1,000톤을 기록했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868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같은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추정, 5년 연속 적자를 예고했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맛과 향미가 뛰어나 프리미엄 원두로 통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카페인이 많으며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드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커피, 설탕, 코코아 등 원자재 선물을 거래하는 국제 파생상품 거래소다.
Conab은 브라질 농무부 산하 작황 예측기관으로, 생산 전망치는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 시각 : 최근 헤알화 강세, 브라질·베트남의 공급 감소, 글로벌 재고 축소가 동시에 겹쳐 2025/26 시즌 커피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 내 로스팅 기업들은 원두 조달선을 다변화하거나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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