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12월물 코코아(CCZ25)는 12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08포인트(-1.43%) 내린 7,444달러에,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CAZ25)는 90파운드(-1.73%) 떨어진 5,125파운드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달러화 강세가 장중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을 촉발하면서 코코아 가격을 압박했다. 하루 전에는 서아프리카 산지의 기상 악화 우려로 1주일 만의 고점을 테스트했으나, 달러 지수(DXY00)가 반등하자 투자자 심리가 급격히 식은 모습이다.
서아프리카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해 농민들이 밭에 진입하지 못하고 코코아 빈의 항만 운송도 지연되고 있다. 반면 가나·나이지리아 일부 지역은 심각한 건조가 이어지면서 꼬투리가 말라붙는 피해가 보고됐다.
“최근 60일 동안 서아프리카의 누적 강수량은 1979년 이후 최저치”Commodity Weather Group
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10월 본격화되는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에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재고 지표도 타이트하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는 12일 2,092,823포대(60㎏ 기준)로 4.2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 가격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 시작된 2024/25 마케팅 연도 누적 선적량은 9월 7일 기준 181만t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보다는 크게 둔화됐다.
반면 지난 4주 동안 가격은 1.5개월 최저치까지 밀렸다. 높은 원가와 관세가 초콜릿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스위스 초콜릿 업체 린트&슈프룽글리(Lindt & Sprüngli)는 7월 중순 “상반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벨기에 기반의 글로벌 제과 기업 바리칼레보(Barry Callebaut)도 세 달 새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치를 낮추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9.5% 줄어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작황 개선 기대도 매도 요인이다. 몬덜리즈(Mondelez)는 최근 파드(꼬투리) 카운트 조사에서 “서아프리카 파드 수가 5년 평균 대비 7% 많고, 지난해보다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지난달 가격이 2개월 최고치까지 올랐던 배경은 한랭·건조로 인한 블랙팟병(black pod disease) 확산 우려였다. 특히 가나·나이지리아 지역은 병 발생률이 높아 수확량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mid-crop) 품질 저하도 변수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게 도착한 비로 생육이 제한되면서 중간 작형 수확량이 40만t으로 전년(44만t) 대비 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의 공급 전망도 밝지 않다. 현지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30만5,000t으로 1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6월 수출량은 1만4,597t으로 전년 동월 대비 0.9% 늘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그라인딩(원두를 갈아버터·분말로 만드는 가공량)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33만1,762t으로, 시장 예상치(-5%)보다 부진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ACA)도 2분기 그라인딩이 17만6,644t으로 16.3% 감소해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미 2분기 그라인딩은 2.8% 줄어 10만1,865t이었다.
반면 가나코코아위원회는 7월 1일 “2025/26 시즌 생산량이 65만t으로 8.3%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나는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세계 2위 생산국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공급 부족이 49만4,000t으로 60년 만의 최대”라고 밝히면서도, 2024/25 시즌에는 14만2,000t 흑자를 첫 예상했다. 생산량은 7.8% 늘어난 484만t으로 전망했다.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간접 투자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모든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자세한 사항은 바차트(BarChart) 공시 정책을 참고하면 된다.
용어 설명
그라인딩(Grinding)은 원두 상태의 코코아를 버터·파우더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이다. 가공량은 최종 초콜릿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스톡-그라인딩 비율은 재고량을 가공량으로 나눈 수치로, 27%라는 46년 만의 최저치는 재고가 크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롱 포지션 청산은 가격 하락 시 투자자들이 매수 계약을 정리하며 손익을 확정하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