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두 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선물은 0.03센트(−0.19%) 떨어진 파운드당 15.83센트에,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5) 선물은 3달러(−0.61%) 내린 톤당 489.80달러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약세는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가 2025/26 시즌(10월 시작)에 200만 톤(MM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는 소식 이후 가속화됐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으로, 수출 확대 여부는 글로벌 공급 지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날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브라질 헤알화(BRL) 가치가 미 달러 대비 1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화 기준 수익성이 악화돼 추가 수출을 꺼릴 것이란 기대가 일부 버팀목이 됐다.
가격 변동 배경
이번 주 초(8일) 뉴욕 원당 선물은 근월물 기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은 2주 반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은 최근 브라질 생산 증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가 8월 상반월 센터-사우스(CS)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톤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소가 수확한 사탕수수 가운데 설탕 제조 비중은 55.00%로, 전년의 49.15%에서 크게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26 시즌 누적 CS지역 설탕 생산량은 2,288만6,000톤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건조한 기후로 사탕수수의 당도(Brix 지수)가 높아지면서 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밀을 더 배정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ISO는 2025/26 시즌에도 6년 연속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적자는 23만1,000톤으로 2024/25 시즌 488만 톤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국제설탕기구(ISO), 8월 29일
기관별 전망
ISO는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1억8,060만 톤으로 3.3% 증가하고, 소비는 1억8,080만 톤으로 0.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브라질 국영농업공사(Conab)는 8월 19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생산 전망을 4,450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이는 7월 발표한 2024/25년 실적 4,411만8,000톤(−3.4% YoY)을 고려하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다.
영국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년 글로벌 설탕 잉여가 750만 톤으로 8년 만에 최대치”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약세 심리를 부추겼다.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전 세계 생산이 4.7% 늘어난 1억8,931만8,000톤,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8,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제시했다.
국가별 수급 포인트
인도는 9월 10일 기준 몬순 강우량이 826.2㎜로 ‘정상 대비 8% 초과’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 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년 생산이 3,490만 톤으로 19%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반등하는 셈이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생산이 1,000만 톤으로 14%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시장에 추가 공급 압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이처럼 인도·태국·브라질 모두 공급 확대가 예고되는 가운데, ISO와 USDA의 ‘적자·흑자 혼재’ 전망이 엇갈리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용어 설명
원당 #11(세계시장 번호 11) 선물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집중적으로 거래되는 원료당(가공 전 설탕) 선물 계약이다. 반면 백설탕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 선물로, 실제 식품·음료 산업에 투입되는 상품 가격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투자자들은 브라질 헤알화(통화)가치, OANDA 등이 집계하는 달러 인덱스, 그리고 사탕수수 부산물인 에탄올 가격 등을 함께 주시한다. 에탄올 판매가 더 수익성이 높으면 설탕 비중이 줄어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반대의 경우는 공급 확대·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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