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AA, eVTOL 조종사 시험 프로그램에 조비·아처 참여…에어택시 상용화 가속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공공-민간 파트너십 기반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Archer Aviation(티커 ACHR)Joby Aviation(티커 JOBY)이 즉각 합류해 시장의 초점을 끌었다.

2025년 9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FAA는 최소 5개 주·지방정부와 손잡고 eVTOL 기체의 안전 운용 표준을 검증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공공의 안전〉과 〈상업화 속도〉라는 두 축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주 정부는 이착륙 허가·도심 항로 지정 등을 담당하고 민간 기업은 기체 및 운영 데이터를 제공한다.

eVTOL test 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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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교통부 장관 션 더피(Sean Duffy)는 보도자료에서 “항공 분야의 다음 거대한 기술 혁명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아 글로벌 운송 혁신의 리더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령에 따라 마련된 본 파일럿 프로그램이 ‘에어택시 시대’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초기 비행은 미국의 첨단 항공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대규모 상업 운항의 무대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장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다.” ― Adam Goldstein, Archer CEO

FAA는 1) 2026년 상반기까지 사전 감독 하 시험비행을 완료하고, 같은 해 말까지 정식 형식증명(Type Certification) 심사를 마무리하는 일정을 제시했다. Archer 측은 “내년부터 감독 비행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Joby 역시 “2026년 초 FAA 비행 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주가 반응도 즉각적이다. 발표 당일 뉴욕증시에서 Archer 주가는 장중 6%대, Joby 주가는 4%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기 항공 모빌리티 섹터의 투자 심리가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다시금 개선된 셈이다.


eVTOL이란 무엇인가?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은 전기 동력을 사용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고, 고정익기처럼 전진 비행을 수행하는 차세대 친환경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수단이다. 배터리 기반 추진 시스템과 다수의 로터를 활용해 소음·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특징이며, 기존 헬리콥터 대비 운항비용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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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eVTOL 시장 규모가 2040년 약 1조 달러(약 1,34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할 항공 택시(Air Taxi)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으며, 아처와 조비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정책적 배경 및 대통령령

이번 발표는 2025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드론·플라잉카·초음속기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의 연장선상에 있다. 행정명령은 ‘eVTOL 파일럿 프로그램’ 신설을 명시하며, 각종 인허가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라는 지침을 FAA에 부여했다.

행정명령 이후 eVTOL 업계는 규제 명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아처는 유나이티드항공, 도시 정부 등과 협력해 조기 상업 운항을 준비 중이며, Joby 역시 일본·사우디 등 해외 시장과 손잡고 중동 시범운항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FAA의 이번 조치가 ‘일종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역할을 할 것이라 평가한다. 그간 eVTOL 기업들은 복잡한 인증 절차와 공역 관리 규정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직면해 왔다. 그러나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운항 데이터를 확보하면, 규제 기관 역시 위험도 평가·운항 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어 상용화 일정이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또한 주·지방정부가 참여한다는 점은 착륙장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도시계획·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원활하게 만든다. 이는 민간 기업의 자본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주민 수용성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 소음 기준, 항공교통관리(ATM) 등 남은 과제도 첩첩하다. 배터리 성능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 경우 탑승 인원과 운항 거리 모두 제한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소 연료전지나 하이브리드 동력원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정책·자본·기술 삼박자를 갖추며 eVTOL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컨센서스다. 본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기간에 실제 에어택시 서비스가 가동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 관점

이날 발표로 전기 항공 모빌리티 테마 ETF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상업화 지연·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 등 리스크 요인도 상존하므로, 장기 관점의 포트폴리오 편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결국 FAA 파일럿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과 각 기업의 형식증명 획득, 운항 인프라 구축 성과가 향후 주가 및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