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급 가구 브랜드 RH(구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가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과 추가 관세 비용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2025년 9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실적 발표 직후 RH 주가는 장중 한때 하락세를 보이며 ‘Closing Bell: Overtime’ 프로그램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RH는 2분기 매출이 $899 백만(약 8억9,900만 달러)으로 집계돼 월가 예상치 $905 백만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0%~13%에서 9%~11%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조정 EBITDA※ 마진 목표도 20%~21%에서 19%~20%로 낮췄다.
회사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으나, 관세 비용이 추가로 $30 백만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입장을 바꿨다. 게리 프리드먼(Gary Friedman)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관세로 인한 연간 타격 규모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RH는 가을 시즌 핵심 마케팅 자료인 ‘Fall Interiors Sourcebook’ 발간을 약 두 달 늦췄다. 프리드먼 CEO는 “관세 인상 발표 시점을 지켜본 뒤 최종 소비자가격을 확정하기 위해 출판을 연기했다”며 “이에 따라 약 $40 백만 상당의 매출이 3분기에서 4분기 및 2026 회계연도 1분기로 이연될 것”이라고 했다.
“관세 논의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가구 추가 관세 가능성과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까지 거론되며 변수가 다시 등장했다.” — 게리 프리드먼 RH CEO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말 “미국 가구 산업을 되살리겠다”며 수입 가구에 대한 신규 관세를 검토하는 50일 간의 조사를 지시했다. 아직 세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발표 즉시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퍼졌다.
Tariff(관세)란?
관세는 한 국가가 자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 재정 수입 확보, 무역 협상 카드 등 다양한 목적으로 관세를 활용한다. 가구처럼 부피가 크고 운송비가 상당한 품목은 관세가 가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RH처럼 고급 가구를 수입·판매하는 기업들은 관세 변동에 특히 민감하다.
프리드먼 CEO는 “미국 내에서 고품질 목재·금속 가구를 대량 생산할 인프라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생산 기지의 미국 회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비중을 줄이고 인도 외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중”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EBITDA는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하기 전 금액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EBITDA 마진 변화를 통해 회사의 기본 영업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악화됐는지 가늠한다.
RH는 “관세 조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어떠한 시장 환경에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급 가구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과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으로 관세 부과 여부와 시기, 세율 수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RH 실적에 미칠 영향이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가구 관세를 도입할 경우, RH뿐 아니라 해외 생산에 크게 의존하는 가구·인테리어 업체 전반에 비용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