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트럼프 39% 관세 풍자한 ‘WHAT IF…TARIFFS?’ 한정판 출시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Swatch)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제품에 부과한 39% 관세에 맞서 숫자 ‘3’과 ‘9’를 뒤바꾼 한정판 시계를 선보였다.

2025년 9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WHAT IF…TARIFFS?’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돼 관세 이슈를 위트 있게 풍자한다.

이 모델은 시계 문자판에서 3시 방향과 9시 방향의 숫자를 맞바꿔 미국이 스위스산 수입품에 부과한 39% 관세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판매 가격은 139스위스프랑(약 174달러)으로, 수요일(현지시간) 정식 출시 직후 한정 수량으로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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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치 WHAT IF...TARIFFS? 모델 이미지

해당 제품은 오직 스위스 내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출시 이틀 만에 공식 온라인몰에서 ‘품절’(out of stock) 상태로 표시됐다. 회사 관계자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모델은 당국을 향한 ‘긍정적 도발’이자, 스위스 정부가 더 나은 무역 조건을 얻도록 촉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와치의 DNA에는 긍정적 방식의 도발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스위스에 부과한 39% 관세를 표현한 것이며, 관세가 조정되는 즉시 판매를 중단할 것이다.” – 스와치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8월 1일 스위스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 최고 수준인 39% 수입 관세를 전격 발표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영국 등에 적용된 10~15%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스위스 당국과 산업계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스위스 협상단은 관세 조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양국이 머지않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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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24년 기준 43억7천만 스위스프랑(약 54억 달러)에 달하는 스위스 시계 최대 수출 시장으로, 고율 관세는 스위스 시계 산업과 럭셔리 부문 전반에 즉각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번 한정판은 스와치의 ‘WHAT IF…’ 컬렉션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했다. 해당 컬렉션은 대담한 색감과 기발한 주제로 유명하며, 통상 100스위스프랑 내외의 가격대로 출시된다.


용어 해설: ‘징벌적 관세(punitive tariff)’란?

징벌적 관세는 특정 국가의 무역 관행을 시정하거나 정치적·경제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일반 세율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말한다. 관세율이 높아지면 수출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잃어 해당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므로 실질적인 제재 효과를 낳는다.

기자 관전평

스와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통상 갈등을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세 논란을 ‘웃음’으로 승화한 유쾌한 경험을 제공받는 동시에, 자국 산업 보호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 무역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정치적 이슈 참여가 브랜드 호감도·판매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