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주가 전망]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이하 AMAT)가 글로벌 투자은행 미즈호(Mizuho)로부터 투자의견 하향을 통보받았다. 미즈호는 기존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뉴트럴(Neutral)’로 등급을 내리며, 목표주가도 200달러에서 175달러로 12.5%가량 낮췄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즈호 애널리스트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와 기술 전환이 웨이퍼 팹 장비(WFE·Wafer Fabrication Equipment) 업계 점유율 구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물리적 기상 증착(PVD), 플라즈마 화학 기상 증착(CVD), 28나노미터(nm) 이상 레거시 노드 공정에서 AMAT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는 보고서에서 “AMAT가 주력해 온 PVD·스퍼터링(Sputtering)과 플라즈마 CVD, 그리고 28nm 이상 도체 식각(Etch) 장비 부문은 회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경쟁사인 램리서치(Lam Research)는 이에 대한 의존도가 40%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중국 업체 나우라(Naura)·AMEC가 해당 영역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수 OEM인 나우라와 AMEC가 PVD 시장에서 매년 2~5%포인트씩 점유율을 높이는 반면, AMAT는 연 2~4%포인트씩 빼앗기고 있다.”—미즈호 보고서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AMAT의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5~20% 감소해 연간 65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매출(약 291억 달러) 대비 5%가량의 하방 압력을 의미한다.
용어 해설: WFE·PVD·CVD·레거시 노드
WFE는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하는 장비 전체를 지칭하며, 노광·식각·증착·이온주입 등 공정별 장비가 포함된다. PVD(Physical Vapor Deposition)는 진공 환경에서 금속을 기화시켜 웨이퍼 표면에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CVD(Chemical Vapor Deposition)는 화학 반응을 활용해 박막을 증착한다. ‘레거시 노드(28nm 이상)’는 미세공정 경쟁이 덜한 구세대 공정으로, 스마트폰·자동차 전장·산업용 반도체에서 여전히 수요가 크다.
경쟁 구도 분석
미즈호는 AMAT의 리스크를 ① 중국 기업의 정부 지원 확대, ② 레거시 노드 투자의 구조적 성장, ③ 기술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한 장비 포트폴리오 변화를 꼽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면서 현지 장비업체에 자금·세제 혜택을 집중하고 있어, ‘Made in China’ 장비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램리서치에 대해서는 ‘바이’ 의견을 유지했다. 미즈호는 “램리서치는 임계 식각(critical etch)과 고난도 증착 장비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3D NAND·로직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장비 수요 증가로 이익 체력이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서울 소재 한 증권사 연구원은 “AMAT의 핵심 고객군이 미국·대만·한국 파운드리로 집중돼 있는 만큼, 중국 매출 감소가 즉각적인 실적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레거시 시장 규모가 전체 WFE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장기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1천억 달러 이상을 반도체 인프라에 배정했다는 추정치가 있을 정도로 투자 강도가 높다”면서 “해당 예산 상당 부분이 장비 국산화로 향할 경우 AMAT·LAM·TEL 등 글로벌 메이저가 레거시 노드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확대되며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규제가 심화될 경우 AMAT는 중국 매출 감소를 방어할 추가 수단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체크포인트
첫째, AMAT는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예정일 11월 초)를 통해 중국 매출 기여도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둘째, 나우라·AMEC의 북미·유럽 진출 전략이 레거시뿐 아니라 첨단 노드까지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파운드리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변화가 AMAT의 장비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미즈호는 “AMAT 주가는 랠리 이후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며,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장 마감 기준 AMAT 주가는 전일 대비 1.8% 내린 178.40달러를 기록 중이다.*주가 및 환율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