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마감 동향]
유럽 주요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장 초반 반등세를 보였으나 헬스케어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08시 45분에 전일 대비 -0.2% 내린 554.8포인트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헬스케어 업종 지수는 -0.6% 떨어져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제네릭(복제약) 경쟁 심화”를 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2.6% 급락했다.
명품 업종 역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LVMH와 리치몬트 주가는 각각 -0.5%, -1.6% 후퇴했다. 이는 UBS가 명품 업종을 “최소 선호 섹터“(least preferred sector)로 지목한 것이 단초가 됐다. 1
주간 흐름과 통화정책 기대감
주간 기준으로 STOXX 600은 최근 3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일 발표된 미국 노동 시장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주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Craig Cameron(템플턴 글로벌 에쿼티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은 “미국 노동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며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며 “9월에 최소 한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2%) 부근에서 안정되는 반면, ECB는 전날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 단서를 내놓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이 글로벌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종별 특징주
항공·방위 업종은 러시아 무인기(드론)로 추정되는 기체를 폴란드가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5.4% 급등하며 4개월 만에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안보 관련 지출 확대 기대를 자극한 결과다.
영국 온라인 식료품 기업 오카도(Ocado)는 미국 파트너사 크로거(Kroger)가 물류창고(warehouse) 투자 재검토 방침을 밝히자 -10% 폭락했다.
프랑스 신용등급 관전 포인트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늦게 발표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리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2년 사이 다섯 번째 총리를 임명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다. 정부가 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재정 확장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증시는 이번 주 약 +1.3% 상승해 STOXX 600을 상회했다. Cameron 매니저는 “프랑스 주식은 글로벌 시장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으며, 정치·예산 불확실성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대다수 프랑스 기업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기 때문에 국내 문제의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용어 해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지수로, 유럽 주식시장의 전반적 흐름을 파악하는 대표 지표다.
신용등급(크레딧 레이팅)은 국가나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해 등급으로 표시한 값으로, 투자자들이 해당 채권을 매수할 때 위험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다. 등급이 한 단계만 하락해도 차입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제네릭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 성분·동등 효능을 갖지만 가격이 저렴한 복제약을 가리킨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빅파마에는 잠재적 매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망 및 결론
현재 유럽 투자자들의 시선은 프랑스 신용등급과 미국 연준의 9월 금리 결정이라는 두 가지 이벤트에 집중돼 있다. 헬스케어와 명품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항공·방위 섹터의 강세, 그리고 예상보다 양호한 프랑스 증시 흐름이 지수 낙폭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과 지정학적 뉴스플로우가 유럽 증시 변동성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