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캔자스시티거래소(KCBT)·미니애폴리스곡물거래소(MGEX)의 밀 선물 가격이 1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소프트 레드 위트(연질 적색밀) 2025년 9월물은 부셸당 5.03달러로 8센트 올랐고, 12월물은 5.21 1/2달러로 6 1/2센트 상승했다. 캔자스시티 경질 적색밀(HRW) 9월물은 4.87달러로 1 1/4센트, 12월물은 5.10달러로 3센트 각각 올랐다. 미니애폴리스 스프링 위트(봄 밀) 9월물과 12월물은 각각 2센트씩 올라 5.50 1/4달러와 5.72 1/2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다음 날(13일) 발표 예정인 미 농무부(USDA)의 월간 세계농업수급전망 보고서(WASDE)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트레이더들은 2025/26 밀 수급전망 변화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재고 추정치가 전월 대비 4백만 부셸(mbu) 감소한 8억6,500만 부셸로 제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산량 추정치는 이달 말 공개될 ‘스몰 그레인 리포트’ 이전까지는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미 농무부가 발표한 주간 수출 판매 실적은 9월 4일 주간 기준 30만5,351톤(MT)으로 집계돼 2025/26 마케팅연도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7만8,600톤으로 최대 구매국이었고, 인도네시아가 7만톤으로 뒤를 이었다. 저조한 수출 흐름에도 불구하고 선물 가격이 상승한 것은 WASDE 발표 전 단기적인 숏 커버링(short covering) 수요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선물시장 동향 및 가격 수준
이번 주 들어 각 거래소별 9월물·12월물 가격대는 대체로 바닥권을 다지고 있다. ※참고: CBOT·KCBT·MGEX는 각각 소프트 레드, 경질 적색, 봄 밀을 대표하는 선물 거래소다 CBOT는 미국 중서부·동부에서 생산되는 연질 밀 가격을 반영하며, KCBT는 주로 평야지대에서 생산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경질 적색밀을, MGEX는 북부 평야 및 캐나다 접경지대의 봄 밀 가격을 나타낸다.
이날
선물 가격이 일제히 반등한 것은 국제 가격 영역대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평가받는 부셸당 5달러 전후임을 시사한다. 특히 CBOT 9월물은 5달러 선을 밑돈 뒤 8센트 급반등해 단기 기술적 매수를 자극했다.
WASDE 보고서 관전 포인트
WASDE(월간 세계농업수급전망)는 전 세계 농산물 생산·소비·재고 예측을 제공, 가격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번 보고서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① 미국 재고 추정치: 앞서 언급한 것처럼 8억6,500만 부셸로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수출 부진과 내수 소비 감소를 고려하면, 추가 하향 조정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② 세계 재고·생산 추세: 올해 북반구 작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EU·러시아·우크라이나 생산 전망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다만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지역의 이상 강우로 단백질 함량 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③ 수출 전망: 미국 밀은 가격 경쟁력 저하로 점유율이 축소되는 추세다. 반면 러시아·캐나다·호주산 밀 가격은 달러 강세 영향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시장을 확대 중이다.
EU 생산 전망 상향 조정
글로벌 곡물 분석 업체 Expana는 EU 밀 생산량 전망치를 3.3백만 톤 상향 조정해 1억3,610만 톤(MMT)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몇 주간 이어진 수확 상황이 예상보다 양호했기 때문이다. 유럽산 밀 공급 확대는 단기적으로 국제 가격을 누를 수 있으나, 단백질 함량·품질 불확실성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거래소별 인도·베이시스(기초 가격) 분석
CBOT에서는 9월물 만기 도래를 앞두고 6계약(600톤) 추가 인도 지시(delivery)가 이루어졌다. 시장 유동성은 안정적이지만, 실물 인도가 늘어날수록 현·선물 간 베이시스가 약화될 공산이 있다. KCBT와 MGEX도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 물량을 감안할 때, 스프레드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베이시스란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 차이를 의미하며, 인도 비용·물류·품질 프리미엄/할인을 반영한다. 현물 강세(Strong Basis)는 공급 부족을, 약세(Weak Basis)는 공급 과잉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밀 시장이 국내 소비자에게 주는 시사점
국제 밀 가격은 국내 제빵·면류·사료 원가에 직결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CBOT 가격 반등은 수입단가 상승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업계는 재고 물량·헤지 비율·환 헤지 등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완충하고 있으나, WASDE 보고서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리스크 관리 대책이 요구될 수 있다.
전문가 의견 및 전망
“최근 미 주간 수출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미국산 밀의 가격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 WASDE에서 재고 감소가 확인되더라도 큰 폭의 가격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 시카고 소재 곡물 브로커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CBOT 12월물 가격이 부셸당 5.40~5.60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면 장기 하락 추세를 탈피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반면 일부 투기적 매수세는 “단기 숏 포지션 규모가 과도해 기술적 반등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시장은
① 미국 재고 변동폭, ② EU·러시아 작황, ③ 미·러·EU 수출 경쟁 등의 변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가격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투자자 참고 사항
본 기사 작성 시점에서 Austin Schroeder 분석가는 해당 종목(밀 선물) 투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모든 데이터·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자세한 사항은 바차트 공시 정책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