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클보스 형제 설립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IPO 주문, 공급 물량의 20배 넘어

뉴욕·로이터통신카메론 윈클보스타일러 윈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Gemini Space Station)이 미국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급 주식 수의 20배가 넘는 청약 주문을 확보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가 밝혔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주당 공모가 산정이 완료되기 전에 나타난 이 같은 폭발적 수요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관련 기업 상장에 품고 있는 기대감을 분명히 보여준다. 시장의 관심을 반영하듯 제미니와 주관사단은 추가 주문 접수를 이미 중단했으며, 공모 자금 규모를 최대 4억2,500만 달러로 한정하는 이례적 조치를 단행했다.

IPO 자금 한도 및 주식 수 조정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모가가 추가로 올라갈 경우 자금 총액이 아닌 판매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한도를 두지 않았다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신고서 기준으로 최대 4억3,300만 달러까지 조달할 수 있었지만, 회사 측은 시장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금액 상한을 고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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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스닥(Nasdaq)은 IPO와 동시에 $50 million 규모의 사모투자(private placement)를 약속했다.

“기관투자자가 사모투자를 동반하는 사례는 상장 안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는 것이 월가의 일반적 평가다.

제미니 측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문 폭주 속에 이미 16.67 백만 주의 희망 공모가 범위를 $17~$19에서 $24~$26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3 billion(약 4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 용어 풀어보기

IPO(Initial Public Offering)란 비상장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판매해 증시에 입성하는 절차를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성장성을 조기에 포착할 기회이지만, 실적 변동성·락업(lock-up) 해제 등 리스크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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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엔화와 같은 실물 또는 자산에 1: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다. 가격 변동성이 적어 거래소·결제 플랫폼의 가교 통화로 활용된다.

사모투자(Private Placement)는 공모와 달리 제한된 기관·투자자에게만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보통 상장 직전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목적을 가진다.


◼ 암호화폐 상장 열기 고조

암호화폐 기업 상장은 올해 들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피겨 테크놀로지(Figure Technology)는 전날 미국 IPO에서 7억8,750만 달러를 조달하며 규모를 확대했고, 코인데스크(CoinDesk) 모회사 불리시(Bullish)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 역시 연초 공모 물량을 늘렸다.

시장가치 총액은 최근 4조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기조, 기업들의 결제·회계 채택 확대, 그리고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 등이 맞물려 “규제 리스크 완화→수요 확대→상장 붐”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 전문 분석 — ‘제미니’ 상장이 갖는 의미

제미니는 2014년 설립 이후 규제 준수보안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쳐 왔다. 이번 IPO는 ①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고, ②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본격화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공모 금액 상한 설정은 과열 논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면서도 희소성 효과를 극대화해 주가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골드만삭스씨티그룹이 공동 주관사(bookrunner)를 맡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두 대형 투자은행은 2021~2022년 ‘크립토 한파’ 이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딜을 선별적으로 수임해 왔는데, 이번 계약 체결은 ‘프라임 딜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투자자 관점에서는 K-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사례와 비교해볼 만하다. 국내 상장은 대부분 스팩(SPAC) 합병 방식이거나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밟아왔으나, 제미니처럼 직접 공모로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규모의 경제투자 저변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향후 일정 및 체크포인트

제미니는 ‘GEMI’라는 종목코드로 나스닥에 12일(현지 기준) 상장될 예정이며, 첫 거래는 13일(금) 개시될 전망이다. 상장 직후 90일간은 주가 안정화(stabilization) 기간으로, 주관사가 그린슈(shoe option)을 활용해 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① 개인 투자자 락업 물량, ②기관 배정 비중, ③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이드라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시장구조법 통과 여부에 따라 거래소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로 변화할 여지가 높다.

종합적으로, 제미니 IPO는 단순히 한 거래소의 상장을 넘어, 디지털자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주가 흐름과 수요 배정 결과는 향후 코인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