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포트폴리오의 10~15%는 금 보유가 적정”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Ray Dalio)금(金)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과도한 부채 환경과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전체 자산의 10~15%를 현물·ETF 등 금 자산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달리오는 최근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Abu Dhabi Finance Week) 출범행사(12월 예정)에 앞서 진행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라면 최소 10%, 많게는 15% 정도를 금으로 채워야 한다”*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핵심 축으로 금을 지목했다.

달리오는 지난 7월 자신이 보유한 브리지워터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매크로 투자자와 중앙은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높아진 부채 상환 비용이 마치 혈관에 쌓이는 ‘플라크’처럼 경제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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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이런 상태를 본다면 곧 심장마비가 올 것이라고 경고할 것

”이라고 비유했다.

달리오는 특히 금 가격이 다른 위험자산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을 들어, 시장 위기 국면에서 주식·채권이 동반하락하더라도 금은 상대적으로 상승하거나 최소한 방어적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금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가치를 입증했다”면서, 장기 보유를 통한 보험 성격을 거듭 강조했다.

금, 왜 10~15%인가?
일반적으로 자산배분 모델에서는 인플레이션 헤지, 통화가치 하락 방어, 지정학적 리스크 완충 등을 위해 금 비중을 5~10% 수준으로 제시한다. 달리오는 이보다 높은 10~15%를 제안함으로써 현재 글로벌 거시환경이 그만큼 취약하다고 진단한 셈이다. 그는 “부채 부담, 금리 변동성,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어느 때보다 방어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브리지워터는 1975년 달리오가 창업한 이후 ‘알파(Alpha)’ 발굴매크로 전략으로 유명해진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다.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1,500억 달러(약 200조 원)를 웃돌며, 전 세계 중앙은행·연기금·국부펀드가 주요 투자자다. 달리오가 작년 CEO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 회사의 ‘올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 모델은 다계절 전략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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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 문제의 심장마비 경고
달리오는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하며, “23.5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부채 중 상당 부분이 단기물로 재조달되면서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정적 여력을 갉아먹는 이자 비용이 사회 안전망·국방·연구개발 등 필수 지출을 ‘적출’해 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본 투자 포인트
본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은 달리오의 발언 직후 금 ETF 및 금선물 ETN에 대한 기관 자금 유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달러 지수 변동성과 채권 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금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전 적용 방안
달리오가 제시한 10~15% 비중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려면, 투자자는 현물 금·금 통장·ETF·ETN·금 관련 채굴주 등 여러 상품을 혼합해 유동성과 세제, 거래비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연금 계좌와 같이 과세 이연 효과가 있는 계좌를 통해 금 ETF를 매수하면,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자문업계의 조언이다.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 조직위원회는 “달리오의 기조연설을 통해 중동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거시환경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달리오는 본 행사에서 “글로벌 유동성 전쟁(Global Liquidity War)”이라는 주제로 추가 강연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