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주, 여전히 매수 매력 있다” 바클레이즈, 견고한 펀더멘털 재확인

[유럽 은행주 펀더멘털 진단]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주최한 제23회 글로벌 금융 서비스 콘퍼런스에서 유럽 주요 은행 29곳이 집결하며, 해당 섹터의 건전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특히 영국·프랑스·독일 은행의 실적 전망이 가장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수익성 전망은 전반적으로 강세”라며 “매출 호조가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경영진 역시 비용 통제리스크 충당금 정상화가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혀, 시장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이익 모멘텀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 NII) 증가세에 힘입어 지속될 전망이다. 유로존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영국·벨기에·네덜란드 등지에서 대출·예금 성장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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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엇갈린다. 바클레이즈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유럽 은행주가 시장 대비 아웃퍼폼할 것이라는 응답자 비중은 50%, 언더퍼폼을 예상한 투자자 역시 50%로 팽팽히 맞섰다.

그럼에도 금융 섹터 중 가장 매력적인 업종으로는 ‘은행’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높은 상승 여력이 있는 분야”로 은행을 택했으며, ‘보험’은 11%에 그쳤다.

공격적인 국경 간 M&A(인수·합병)가 새롭게 부각되는 투자 모멘텀이 되고 있다” —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 코멘트

설문 응답 중 25%가 M&A를 이유로 은행 비중 확대를 꼽았고, 은행세(bank taxes)와 정치적 불확실성은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됐다. 특히 과반수가 ‘은행세’를 최대 하방 요인으로 인식했다.

지역별로는 스페인·이탈리아가 작년의 영국을 제치고 가장 선호되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투자자 다수는 2026~2027년 유럽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TE) 개선을 기대하고 있어, 과거 수익성 지속성에 대한 회의론이 완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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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환원(capital return)도 핵심 테마다. 초과자본을 보유한 은행들은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데, 최근에는 인수 여력을 넓히려는 의지도 포착되고 있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여러 은행 경영진이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평가(Valuation) 측면에서는 지역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여전히 크다. 프랑스·영국 은행들은 견조한 매출 성장에도 불구, 섹터 평균 대비 낮은 멀티플(per)을 적용받고 있다. 이는 최근 고조된 정치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다.

반면 이베리아 반도(스페인·포르투갈) 은행들은 우호적 거시 환경, 리스크 비용 안정, 두터운 자본 완충력 덕분에 더 강력한 주주환원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 환경도 화두다. 미국이 자본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유럽의 조정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프로세스 간소화신속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설문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향후 몇 년간 규제 강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하면, 바클레이즈는 “유럽 은행들은 여전히 견고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치 변수와 상대적 고평가를 감안하더라도 투자자 심리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결론지었다.


☑ 용어 풀이

※공식 문건 참고

순이자수익(NII)이란 은행이 대출에서 얻는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 부담이자를 차감한 순금액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은행 수익성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리스크 충당금(Risk Provisions)은 대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쌓는 회계상 비용이다. ‘정상화’는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충당금이 점진적으로 감소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국경 간 M&A는 서로 다른 국가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 간 인수·합병을 말한다. 유럽 은행업계에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와 디지털 전환 가속을 위해 M&A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필자는 세 가지 포인트에 주목한다. 첫째, 정치 리스크가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고 있지만, 기초 체력이 탄탄한 만큼 과도한 디스카운트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베리아 은행의 고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은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셋째,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축소되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촉발될 수 있다.

다만, 은행세 확대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경우, 순이익 추정치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역·비즈니스 모델·리스크 프로파일을 세분화해 접근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