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몬트, 거래량 저조로 토론토증권거래소 자진 상장폐지 신청

세계 최대 금 채굴업체 뉴몬트(Newmont Corp.)가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서 보통주를 자진 상장폐지(voluntary delisting)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거래량 감소가 주된 배경이며, 이번 조치로 행정 효율성 제고 및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상장폐지 효력은 9월 24일(현지 시각) 장 마감과 동시에 발효될 전망이다. 뉴몬트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별도의 주주총회 또는 security holder 승인을 거치지 않겠다고 명확히 했다.

금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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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극히 제한적인 캐나다 시장보다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 자원을 집중하는 편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TSX에서의 평균 일일 거래량은 NYSE의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치며, 이에 따른 상장유지 수수료·공시 의무·법률 자문료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행정적 복잡성을 줄이고 연간 수백만 달러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
— 뉴몬트 대변인

상장폐지란? 일반적으로 상장폐지는 규제 불이행·재무 악화 등 부정적 이미지와 연관되지만, 이번 사례처럼 회사 스스로 결정하는 자발적 상장폐지는 유동성·비용·전략적 초점 조정이 핵심 동인이다. 캐나다 투자자는 여전히 NYSE·호주증권거래소(ASX)·파푸아뉴기니증권거래소(POMSoX) 등을 통해 동일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전경

비용 절감 로드맵도 구체화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뉴몬트가 온스당 300달러 수준의 비용을 절감해 전사 원가를 낮추겠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수천 명에 달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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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2024년 11월 이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구조를 꾸준히 개선해 왔다. 대표적 사례로 퀘벡주 엘레오노르(Éléonore) 금광을 약 7억9,500만 달러(미화)에 처분했고, 온타리오주 머슬화이트(Musselwhite) 금광은 8억5,000만 달러, 포커파인(Porcupine) 사업지분은 4억2,500만 달러에 각각 매각했다.

그럼에도 캐나다 내 브루스잭(Brucejack)레드크리스(Red Chris) 두 금광은 핵심 자산으로 남겨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는 북미 시장 내 현금흐름을 유지하면서도 남미·오세아니아 지역 주요 광산과의 시너지를 모색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뉴몬트는 2025년 2분기 실적발표(7월)와 함께 3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공표했다. 상장폐지는 해당 프로그램 추진에 필요한 재원 배분, 주당순이익(EPS) 제고, 주가 안정화 정책과도 맞물린다.


전문가 시각
글로벌 광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뉴몬트가 TSX 등록을 유지하면서 얻을 실익은 거의 없다”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 집중해 자본비용을 낮추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캐나다 연기금 및 일부 지수펀드가 TSX 편입 요건 때문에 뉴몬트를 강제 매도할 경우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노동 시장이다. 온스당 300달러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해 수천 명 규모 감원이 현실화될 경우, 북미·호주·파푸아뉴기니 현지 커뮤니티에 미치는 사회적 파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 풀이
자진 상장폐지(voluntary delisting)는 기업이 규제 기관 승인 절차를 거쳐 자발적으로 거래소 상장을 철회하는 것으로, 강제 상장폐지(forced delisting)와 구별된다. 단, 다른 거래소에 동일 종목이 상장돼 있을 경우 ‘이중상장’ 지위를 유지하며 투자자는 대체 시장에서 계속 매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