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국 최대 차량호출 플랫폼 디디 글로벌(DiDi Global Inc.)이 2021년 기업공개(IPO) 당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혐의로 제기된 미국 집단소송을 7억4,000만 달러(약 9,800억 원)에 합의했다고 원고 측 변호인이 밝혔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은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루이스 캐플런(Lewis Kaplan) 판사에게 오는 10월 중순 최종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디디가 2021년 6월 IPO를 강행하기 전 중국 정부로부터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상장 일정 연기를 요구받았음에도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당시 IPO에서 디디는 44억 달러를 조달했고, 기업가치는 675억 달러로 평가됐다.
소송 경과집단소송(Class-Action)다수 피해자가 공동으로 제기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2021년 7월 디디 트래블 앱을 모든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고 신규 가입을 금지하도록 명령했다. 이 조치 직후 디디 주가는 폭락했고, 2022년 7월에는 CAC가 디디에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원고 측은 “회사와 임원들이 규제당국 명령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증권법 위반 책임을 물었다. 이번 합의금은 디디가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위안화 53억 위안을 충당금으로 설정하면서 공개됐다. 이에 따라 디디는 해당 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절차 및 향후 일정
원고 대리인은 캐플런 판사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모든 당사자가 합의 각서(stipulation of settlement)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라며, 소송 관련 모든 기한을 잠정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판사가 합의를 승인하면 투자자들은 손해 규모에 따라 배상금을 배분받게 되며, 회사와 경영진은 같은 사안으로 추가 소송을 피하게 된다.
현재까지 원고 측이나 디디 측 변호인은 정규 업무 시간 외 언론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본 건의 공식 사건번호는 “In re DiDi Global Inc Securities Litigation, No. 21-05807”이다.
용어 해설 및 배경
• 집단소송(Class-Action) : 다수의 피해자가 동일한 사실관계로 기업을 상대로 공동 제기하는 소송. 미국 증권시장 관련 분쟁에서 흔히 활용된다.
• IPO(Initial Public Offering) : 비상장 기업이 최초로 주식을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 투자 정보 미공개 시,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에 따라 법적 책임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통해 디디가 미국 증시에 복귀하거나 해외 자본조달을 재개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마친 것으로 해석한다. 사이버보안 리스크가 부각된 중국 테크기업 전반에 규제 완화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캐플런 판사의 최종 승인 전까지 변수는 남아 있으며, 합의금이 디디의 재무 건전성에 미칠 영향 역시 주목된다.
또 다른 관측통은 “중국 정부가 최근 플랫폼 기업 규제를 다소 완화하는 분위기”라며, 디디 사례가 향후 중국 빅테크의 해외자본 시장 복귀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은 이번 합의가 해외 상장 중국 기업의 공시 투명성을 높이고, 향후 유사 소송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