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오라클 급등·생산자물가 둔화에 S&P500 또다시 사상 최고치

【뉴욕=인베스팅닷컴】 미국 증시가 11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새 이정표를 세웠다. S&P500 지수는 0.3% 상승해 6,533.06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03% 오르며 강보합권에 머물렀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20포인트(0.3%) 하락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일 이어지는 기술주 랠리와 예상보다 낮은 미국 생산자물가(PPI) 지표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오라클(ORCL)의 깜짝 실적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이끌며 기술주 섹터 전체를 끌어올렸다.


◆ 고용지표 하향 수정…시장, 경기 둔화 신호 해석
미 노동부는 2024년 4월 공개했던 고용 통계치를 2023년 4월~2024년 3월 기간 기준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 기간 일자리 증가는 종전 추정치보다 적었다는 뜻으로, 시장은 이를 노동시장 냉각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CME 페드워치(FedWatch)가 집계한 9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100%에 가깝게 유지됐다. 미 국채 금리는 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으로 반응했다.

주목

◆ 오라클 ‘AI 수퍼사이클’ 질주
Oracle AI
오라클 주가는 하루 만에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4개 고객사와 수십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해, 예약(backlog)이 조만간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

이라는 회사 전망이 촉매가 됐다. 멀티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매출이 1,529% 폭증했는데, 이는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 덕분이다.※하이퍼스케일러: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를 보유한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을 지칭

RPO(잔여 수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 증가 폭도 예상치(1,200억 달러)보다 세 배가량 많은 3,170억 달러로 집계됐다. 도이체방크는 “오픈AI와 300억 달러 규모 ‘ARR(연간 반복 매출)’ 계약 이후 오라클 가치는 새로운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오라클의 호재는 NVIDIA·브로드컴·델·코어위브AI 인프라·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를 확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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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별 종목: 게임스톱·애플·시놉시스·츄이
① 게임스톱(GME)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 급증한 9억7,220만 달러를 기록해 주가가 올랐다.
애플(AAPL)아이폰17 시리즈와 신형 애플워치·에어팟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아이폰17 프로는 1,099달러로 100달러 인상됐고, 초박형 ‘아이폰 에어’가 999달러에 첫선을 보였다.
③ 칩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SNPS)는 3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밑돌아 급락했다.
④ 반려동물용 전자상거래 츄이(CHWY)는 기대 이하 실적으로 투자자 실망을 야기했다.


◆ 인플레이션 지표: PPI 예측 밖 하락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0.3% 상승이었다. 서비스 부문 가격이 0.2%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스티펠 파이낸셜은 “4월 이후 최대 폭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PPI는 공장 문 앞 가격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 가운데 하나인 PCE(개인소비지출물가)를 산정할 때도 일부 반영된다. CPI 발표는 11일 예정돼 있어, 통화정책 결정 전 마지막 조각으로 시장 주목도가 높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다음 주 FOMC에서 최소 25bp 인하를 전제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50bp 인하 베팅도 소폭 늘었다. 연준이 2024년부터 공격적 긴축을 통해 누적 525bp나 금리를 끌어올린 만큼, 완화 전환(pivot)에 대한 압박은 커지고 있다.

◆ 용어 정리
• bp(Basis Point): 1bp는 0.01%p를 의미한다.
• 멀티클라우드: 둘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 비용·성능·안정성을 최적화하는 전략.
• RPO: 기업이 체결했지만 아직 회계상 인식되지 않은 서비스 매출 계약.


◆ 기자의 시각
오라클은 AI 슈퍼사이클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반면 서비스·소매 기반 종목의 희비가 기술 섹터와 대조적이라는 점은 경기 회복의 불균형을 시사한다. Fed가 경기 연착륙을 위해 9월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확신은 강화되고 있으나, 고용·물가 추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 한 연준의 대응은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결국 투자자들은 1) AI 수요 지속성, 2) 인플레이션 궤적, 3) 연준 정책 기조 등 세 변수를 동시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세 축의 불확실성 교차점이 향후 수개월간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